애정의 반대란 무관심이라고들 말해.

re0000

 

메인

메인

 

Story

 ̄ ̄ ̄ ̄ ̄ ̄ ̄ ̄ ̄ ̄ ̄ ̄ ̄ ̄ ̄ ̄ ̄

메인

 

Story

따스한 햇빛이 도시의 온갖 창문을 가르며 들어오는 오후, 점심 즈음...
이치지쿠는 무엇을 할까요?

 

 

이치지쿠

(음......)
(방송 보면서 저거 무너지지 않으려나?)
(라고 생각하는중)

 

Story

무너지는군요... ...대체 뭐가?!

 

이치지쿠

(마침 뉴스에서 나오는 빌딩같은 게?)

 

Story

높은 빌딩들 사이 눈에 들어오는 낡은 건물이 하나.
처분하지도 않은 채 방치된 건물은 이케부쿠로의 분위기와 조금 동떨어져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곧 무너질지도...

 

이치지쿠

음~? 이런 거 있었나? (챡 찍어서 어디 올려본다. 본 사람 있나요?! 저 토박이인데요?! 같은 말이랑 여차저차.)

 

Story

ㄴ 저거 꽃 팔던 가게 아니야? 묻 닫은 지는 한참 된 모양이던데...
ㄴ 그런 소문이 있었죠~ 사람이 죽었다던가... 귀신이 나온다던가...

메인

 

Story

꽃집이라면 얼마전에 활활 타버린 그 건물이 같이 떠오르는데 말입니다. 이제 이케부쿠로에서 꽃은 못 구하는 건가?
아니, 구할 일은 있나요?

 

이치지쿠

이케부쿠로, 꽃집이 이제부터 블루오션이겠는데에... (휠체어 안녕! 나의 친구. 느릿느릿 굴려가 보기로 했다.)
으으으음, 한동안 마루베 올 때 꽃다발 떨어뜨리기는 못하나? (소소한 괴롭힘입니다.)

메인

 

Story

철 들 시간이 와버린 걸지도요. 아마 안되겠지만... 아무튼, 느릿하게 꽃집이었던 건물로 향합니다. 이럴 때 운반책은 어디서 뭘 하는 건지!
괴담 속 주인공 치고는 꽤 말끔한 외관이네요. 물론 낡았다는 인상은 여전히 지울 수 없습니다.

 

이치지쿠

흐음? 리모델링해서 다시 쓰기라도 할 생각인가? (하고...하~깊은 한숨 쉬면서 자리에 없는 야츠모 탓하기 시작하는데...아 걷기 싫어 귀찮아 ETC 기타등등. 일어나 건물 안으로 향해본다.)
(혹시 출입 금지는 아니겠지?)

 

Story

출입 금지 팻말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까먹고 안 달아둔 것이겠지만... 금지하지 않는다는 건 그거죠, 역시 들어가도 된다는 뜻?
문은 가볍게 밀어도 평범하게 열립니다. 별다른 잠금 장치도 없네요. 허술하네...

 

이치지쿠

(슥 꺼냈던 문따기 도구 아쉽게 집어넣음...)
요즘 사람들은 뭔가...뭔가 말이야...위기의식이 말이야... (휠체어에 걸어놨던 가방 대충 잡고 안으로 들어선다.)

메인

 

Story

내부는... 그렇네요. 텅 비어있을 줄 알았건만, 웬걸. 생각보다 가득 차있습니다. 아니, 정돈되어 있어요. 이거 전부 꽃인가?
주인 없는 꽃집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다니?

메인

 

이치지쿠

응~? 응, 그렇군. 다 탔던 거 같은데 이상하네? (꽃 잡고 한번 들어본다. 이거 진짜야?)

 

Story

조화는 아닌 모양입니다. 무려 꽃향기가 느껴지네요. 이거 괴담인가? 진짜 괴담?
문득 안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나 시간 많다니까, 잠깐 놀러가는 정도는 상관 없잖아? 저~기~

메인

 

Story

네, 익숙합니다.

 

이치지쿠

(어어 잠깐 개 재밌는 사태 발생. 꽃 사러 온 사람마냥 다발로 끌어안고 꽃 사이에 숨어서 저쪽 보는데...)

메인

 

Story

네. 그걸 또 자연스럽게 숨기까지...
방해꾼이 하나 들어왔다는 건 꿈에도 모르는지, 목소리는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응? 아니, 이런 아르바이트 정도는 확 땡땡이 치라니까. 사장도 놀러갔다며...

 

아르바이트생

아뇨, 그래도 일이니까요.

 

Story

그리고 답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 목소리가?

 

이치지쿠

(목소리가?!)

 

Story

여기, 진작 괴담으로 망해서 문 닫고 사람 없다던 가게 아니었던가? 왜 일하는 사람이 있지? 것도 귀신이 아닌 인간이!
어딜 보아도 알바생으로 보이는 여성은 단호하게 거절하고 화분을 들어 옮깁니다. 그걸 자연스럽게 뺏어 들고가는 저... 익숙한 선글라스도 보이네요.

메인

 

이치지쿠

(일단 핸드폰으로 아까 올린 게시글부터 봐볼까나? 슬슬 다른 댓글 달릴 때도 됐고? 새로 건물 산 사람이라던가?)

 

Story

휴대폰을 열어 확인해보면, 이건 확실히 이상하네요. 화면이 켜지지 않습니다.
약정... 얼마나 남았던가. 벌써 고장난 건 아니겠죠?

 

이치지쿠

(아예 화면이 나갔다고? 실화야? 괜찮습니다. 두개 더 있으니까. 켜볼까?!)

 

Story

네, 같이 나갔습니다. 사이 좋네요.

메인

 

이치지쿠

(진심? 40만엔 한번에 날린 적이 한두번은 아니긴 한데 이렇게까지 갑작스레 날린 건 처음이다.)
(무거우니까 여차하면 누구 때릴 순 있겠지...가방에 집어넣고 일어난다.) 저기, 저기, 거기 청춘 구가중인 소년소녀.
그렇다기보다 소년 말인데, 꼬실 맘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약해, 약하다고. (가까이 다가가서) 참, 거기 아르바이트 소녀한텐 이거 포장 부탁해도 될까? (대충 모았던 꽃다발 들어본다.)

 

쿠로이키 야츠모

하다못해 점심이라도... ... 음? (불쑥 꽃더미 사이에서 일어난 인영 눈 가늘게 뜨고 노려본다. 그래봤자 선글라스 너머지만.)

 

아르바이트생

어머, 네? 네.... 네! (멀뚱히 눈 깜빡이더니 꽃다발 받아 포장한다.)

 

쿠로이키 야츠모

뭐야, 손님이 있었어? 언제부터? 거기 형씨~설마 내가 하는 말 다 듣고 있었나?

 

Story

점원은 꽃을 포장해 건네줍니다. 그리고 선글라스는 이치지쿠를 처음 보는 사람 마냥 대하기 시작했네요.
가게 한쪽 벽면에 걸린 달력이 모든 걸 설명해주지만. 2008이라는 네 자리 숫자는 무시하기 힘들죠.

메인

 

이치지쿠

(야아, 이거 색다른데. 어깨를 으쓱이며 꽃을 받아든다. 너머에 있는 달력 년도에 저도 모르게 웃고. 와, 이거 진짜야?) 그럼, 야츠모 군, 다 듣고 있었지. 너 센스 끝내준다. 그렇게 하면 네 하고 가주겠냐고...응, 고마워, 아가씨. 얼마야?

메인

 

아르바이트생

3천엔 입니다. (가볍게 고개 숙인다.) 쿠로이키 씨, 아는 사람인가요?

 

쿠로이키 야츠모

뭐, 아니? 완전 초면인데, 왜 내 이름을 알고 있지, 벌써 그렇게 인기가 대단해졌나~? (뒷머리 긁적인다.)
... (저벅저벅 다가오더니 슬쩍 어깨동무.) 그래서, 진짜 누구야?

메인

 

이치지쿠

네에, 3천엔. (지갑에서 꺼내다가 어깨동무하는 야츠모 보고 빙그레 웃는다.) 아니, 소년. 이렇게 생각치 못한 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보고도 못 알아채면 스스로 고민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진짜 모르겠어서 하는 말이거든. 어디서 보냈지? (고개 갸웃. 돈은 대신 낚아채서 알바생에게 전달한다...)

 

Story

생각보다 험악한 분위기일지도. 3년 전은 이런 느낌이었군요. 고작 3년인데...

 

이치지쿠

(반응 재밌는데 저 소녀 꼬시면 나 쥐도새도 모르는 새에 죽나?)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이치지쿠가 뭔 생각하는지 추호도 모름... 벌써 관심도 죽은 모양.) 나나 쨩, 잘 생각해 줘~ 아까 한 제안 말이야... 난 진심이니까!

 

아르바이트생

됐다니까요. 놀러가는 것도 됐고, 그것도. 저는 여기에 남을래요. 이제 가요! (등 떠민다.)

메인

 

이치지쿠

끈질긴 남자는 인기 없다니까. (등 떠밀리는 거 보다가 활짝 웃으면서 그렇지~ 하고 꽃 하나 꺼내서 나나라고 불린 아르바이트생에게 주고) 뭔가 고생하는 거 같네에. 선물이야, (명찰 한번 보고 성씨를 입에 담는다.) 마루베 씨 같은 고생할 거 같은 상인걸.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뭣, 지금 뭐 해? (고개 양쪽으로 휘휘 돌리며 알바생과 이치지쿠 번갈아 본다.)

메인

 

히마와리 나나

(손으로 입가 가리고 웃더니 태연하게 꽃다발 받아든다.) 맞아요, 끈질긴 남자는 인기 없어요. 쿠로이키 씨, 좋은 친구 분을 뒀네요.

 

쿠로이키 야츠모

친구 아니라니까? ... (어깨동무 걸었던 팔에 힘 주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이끈다.) ...흠, 그래. 친구 맞지. 그렇지? 밥이나 먹으러 가자, 하하.

메인

 

Story

반 협박과 함꼐 가게 밖으로 끌려나왔습니다.
날씨는 들어올 때와 같이 화창합니다. 쓸데없이... 아아, 죽기 딱 좋은 날이네.

메인

 

이치지쿠

(아아~죽기 딱 좋은 날이네 감이 안 좋네~ 양손 항복이라는 것처럼 가볍게 들어본다.) 아하하하, 야츠모 군, 진정하자?

 

쿠로이키 야츠모

일단 그 친한 척 이름 부르는 것부터 관 둬... 아니다, 마지막 유언 정도야 어떻게 남기든 댁 마음이지.
누구냐니까? 어째 내가 묻는 말에는 하나도 답변을 안 해준다?

 

이치지쿠

(하하...웃으며 어깨 으쓱한다.) 금방 답 나오는 문제는 재미 없잖아, 소년. 좁은 인간관계 내에서 생각해 보면 금방 답 나오는 거 아냐?
그보다 난 나름대로 충고한 건데 말이지, 꽤 진지한 네 모습을 보고?
너 연애해 본 적 없어? 드라마나 영화도 안 봐? (목숨줄 간당간당할수도 있는데 입은 살아서)

 

쿠로이키 야츠모

좁은 인간관계 내에서 그쪽 같은 사람은 기억에... ...(확신이 서지 않는지 그대로 말 끝을 흐린다.) 아무튼 그런 충고 필요 없다니까. (어느새 으슥한 골목까지 끌고 들어왔다.)
드라마나 영화야 그럭저럭 봤지. 그게 중요해?

 

Story

어째 인기척 하나 없는 구석까지 들어온 것 같습니다. 여기서 비명 질러봤자 아무도 안 와주겠지...

 

이치지쿠

(아~감 진짜 안 좋아서 웃음만 난다.) 그야 당연하지, 야츠모 군. 네 센스가 별로 좋지 않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입고 그렇게 말하면 너무 수상쩍잖아. (하하핫...하며 골목 위쪽 올려다본다.) 그보다 여기 먼지 너무 많다?

 

쿠로이키 야츠모

아~ 그쪽? 괜찮잖아, 애초에 꽃 좋아하는 것도 저 여자고... 뭣보다 대낮에 흰가운 걸치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자연스럽게 골목 나가는 방향을 막고 서기까지...)
아늑~하고 좋지?

메인

 

이치지쿠

나는 짜증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고, 넌 호감 사려고 그러는 건데 역효과가 나는 거잖아? (막힌 골목 보고 자연스레 비상문 같은 거 없나 살펴본다. 와, 3년은 길군 그래!) 저기, 야츠모 군은 선글라스에 익숙해져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밝고 깨끗한 곳을 좋아해서 말야...

 

쿠로이키 야츠모

좋아해서?

 

이치지쿠

나가고 싶네? 비켜줄래?

 

쿠로이키 야츠모

오오... 나가고 싶어?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어쩔까~ 거슬리는 사람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지...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한 4개월 전 쯤에 말이지, 저기 가게의 상냥한 알바생을 괴롭히던 취객이 하나 있었거든...

메인

 

이치지쿠

흐음, 흠, 그래서? 네가 왕자님처럼 나타났다고?

 

쿠로이키 야츠모

교통사고로 가버렸지 뭐야, 손 쓸 일이 없어서 참 다행이었지...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대단한 우연이었어, 갑자기 트럭이 돌진하다니... 대단한 우연. (강조했다.)

메인

 

이치지쿠

(ㅋㅋ) 응~, 세상에 멋진 우연도 다 있네, 야츠모 군? 엄청 안타깝게도 네 연애사엔 별로 멋진 우연이 아직 생기진 않은 거 같지만 말이야...행운을 빌면서 너도 꽃 하나 줄까? (꽃다발에서 한 송이 꺼내 앞주머니에 꽂아주고 빙긋!)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앞주머니에 꽂힌 한 송이 가만 내려다본다. 이윽고 들려오는 폭소.) 아~ 핳, 그거 진짜 우연이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방금 만난 사람 상대로 무기를 꺼내거나 하지는 않지. 혹시 쫄았어?
뭐어, 이건 감사히 받을게. 그쪽이 누군지는 절대 안 알려줄 생각 같지만.

 

이치지쿠

그래~나는 몸 쓰는 쪽이 아닌데다가 트라우마도 있거든. (꽃 툭툭 가볍게 치고 으쓱한다.) 아니이, 설마 기억할 거라고 생각했지? 이바라야, 기억 안 나?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트라우마? 댁 하는 꼴을 보니까 알 만도 하다. 그거 네가 설쳐서 받는 업보 아니야? (정곡을 찌르는 말.) 아, 그래... 이바라. 그 이바라? 그런 놈이 있었지... (=몰라)

메인

 

이치지쿠

(이거 절대 기억 못 하는 거다. 어깨를 으쓱이고) 야아, 드디어 기억났어? 설마하니 네가 그렇게 수상쩍게 헌팅하고 있을 줄은 몰라서 안타까운 마음에 그만 끼어들기부터 했어.

 

쿠로이키 야츠모

음... 큼, (그래.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 그야 구라니까.... 헛기침.) 네가 모르는 게 하나 있어. 나나 쨩... 그 사람은 이미 반쯤 넘어왔다니까. 그러니 걱정해줄 필요 없고.
자아, 이제 서로 갈 길 가자? (당장 돌아갈 심산)

 

이치지쿠

뭔소리야? (어이없어서 먼저 말함) 반은 무슨 30%도 안 넘어왔겠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아니아니, 내가 훨씬 오래 봐와서 잘 안다니까?
너는 할 일도 없냐? 꽃 사러 와서 나한테 시비나 걸게.

메인

 

이치지쿠

하하앙, 그래. (약간 비웃음...) 응, 난 프리랜서라서 말이야~. 너도 그렇겠지만. (꽃다발 고쳐안고) 그런데 말이야, 소년. 그 꽃집 주변에 뭔가 이상한 사람이나 일이 벌어지진 않았어?

 

쿠로이키 야츠모

(들려있는 꽃다발 못마땅하다는 듯 본다.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 글쎄에. 있기야 있었지. 왜, 무슨 소문이라도 들었나? 이바라 군 말대로 나는 프리랜서니까,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것저것 알아봤거든...

 

이치지쿠

(오...꽃다발 한번 흔들어봄)

 

쿠로이키 야츠모

... 뭐 해?

 

이치지쿠

아니, 네 반응이 재미있어서. 웬일인가 싶고...꽤 진심이로군. (다시 끌어안고) 그래서, 무슨 소문?

 

쿠로이키 야츠모

(재차 고개 기울어진다.) ... 알아봤지만 알려줄 수야 없지. 업계 비밀이라는 게 말이야, 쉽게 떠벌리고 다니면 신용을 잃는다고. 알아?

메인

 

이치지쿠

업계 비밀이랑 신용 말이야~. 그러면 네가 알고 있는 내용을 내가 산다는 건 어떠려나아. 너도 거기 고개 쓸데없이 드미는 사람이 많아지면 싫잖아? (와, 야츠모가 성실해.)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뭐, 얼마나 주려고? (그제야 말이 통한다는 표정. 입꼬리가 올라간다...)

메인

 

이치지쿠

(가격 모르는데. 손가락 네개 한번 들어본다.) 이정도?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4....
400만 엔? 우와.

메인

 

이치지쿠

헛소리 하지 마 소년~. (춉)
400까지인지는 들어보고 정할 거야~. 조금 수고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니까?

 

쿠로이키 야츠모

아야, 방금 그걸로 100만 엔 더 올랐어. (문지른다.)
... 저 꽃집 점원, 부친이 이름 꽤 날렸던 야쿠자 밑에서 일했던 모양이거든. 직접 내게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뒷조사는 아니고, 으음. (그게 뒷조사 아닌가?)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손 털려다가 돈 될만한 거 하나 건지겠다고 정보 하나 빼돌려서 튀었다고 들었는데... 뭐어, 정보라는 게 그렇잖아? 언제 어디로 새어나갈 지 모른다고.
그래서 주변인을 싹~ 정리하려는 모양이더라. 아버지는 진작 돌아가셨을걸?
종종 이 근처에 수상한 사람이 돌아다니는 건 아마 그거 때문일 거야. 여기 꽤 흉흉해?

메인

 

이치지쿠

(아아...난 또 이렇게 과거로 와서 깜짝 놀란 사람이 많을까 싶었더만. 생각 외로 험난한 사정에 웃어버린다.) 헤에, 그래? 고마워. 그러면 그...나나쨩?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네?

메인

 

Story

아무래도 3년 전으로 뚝 떨어진 사람은 당신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흔하면 그것도 웃기겠지만요.
돌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이치지쿠

(꽃집 말고는 아는 게 없구만~. 꽃집 주변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생겼다. 돈은 쓸 수 있어서 다행이지.)

 

쿠로이키 야츠모

그렇지, 위험하지. 말하자면 그거야. 풀리지 않는 난제라고. 차라리 뭘 돌려달라고 협박하는 정도라면 금방 해결됐을 텐데~ 어쩌냐, 이걸.
자, 이제? (손 까딱인다.)

메인

 

이치지쿠

(진짜~잠깐 먹고 튀면 무슨 반응일까 궁금했지만 일단 거래라고 했고? 대충 만엔권 여럿 집어서...응 50장 정도 잡히겠지...준다.) 세기 귀찮으니까 이걸로 하자?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척 봐도 처음 부른 가격에 못 미친다는 건 알겠다. 그치만 바가지였고.(ㅋ) 별 투정 없이 낚아챈다.) 좋아, 그래서... 이건 왜? 프리랜서라고 했지, 무슨 일 하길래?
아, 방금 그건 떠벌리면 안 돼. 말 그대로 죽을 수도 있어.

메인

 

이치지쿠

(아무래도 바가지겠지만 (ㅋㅋ) 목숨값이라고 치자)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말이야. 나는 뭐어...의사 같은 거 하고 있는데? (구라다.) 좀 일이 있어서. 그럼 너는 한동안 본업은 쉬는 건가?

 

쿠로이키 야츠모

(그럴듯해서 속았다.) 의사... 흐응. 본업? 내 본업이 뭔 줄 알고?

 

이치지쿠

뭐긴, 네가 직접 말해줬잖아? (자기 목 가볍게 손으로 쓱삭...)

 

쿠로이키 야츠모

...아하. (그랬던가? 제 발언 되짚어본다.... 만 하나하나 기억나지 않으니 바로 관둔다.) 아니, 실은 하나 받아둔 상태인데 방치하는 중.
조만간 내 목숨도 같이 간당간당해지지 않을까? (마냥 웃는다.)

 

이치지쿠

(음, 큰일났다. 이치지쿠는 약간 즐거워졌다. 확실한 건 야츠모는 죽지 않고 그 옆에 나나쨩이 없다는 거지. 돌아가도 조금 즐거울 것 같다...) ...아하, 그래? 그럼 이 꽃다발은 애도할 때를 위해서 남겨둘까...별로 죽을 것처럼 보이진 않지만.
그런데 말이야, 그 받은 의뢰라는 거, 나나쨩 관련인가?

 

쿠로이키 야츠모

이왕이면 죽지 않기를 빌어주는 쪽이 낫지 않아? 벌써부터 추모는 좀 칙칙하잖아. 처음... 아니, 오랜만에 만났고? (해가 조금 움직였나, 덕분에 골목에도 빛이 든다.)
... 그건 왜?

메인

 

이치지쿠

음, 그럴까? (어차피 안 죽을 테고. 두 송이째를 뽑아서 꽂아줬다.) 그럼 뭐, 부적이야. 죽지 말라고, 소년. (빛 든 골목을 보고 빙그레 웃다가 걸음을 옮겨서 골목을 나선다.)
뭐랄까, 그런 클리셰잖아. 안 그래?

 

쿠로이키 야츠모

이렇게 되면, 내 실력이나 운으로 살아남아도 네 덕분이라고 해야할 것 같잖냐. (뒤를 따라 걷는다.) 클리셰적으로...
(걸음 뚝)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고 죽는다, 이쪽이 더 있어보이지 않아?

 

이치지쿠

그야 물론 그렇지만 말야, 세상에 결말의 클리셰는 한두개가 아니라서... (골목 끝에서 흘끔 돌아보고 즐거워한다.) 소년은 말이야, 아마 욕심이 부족한 거야. (아님 말구.)

 

쿠로이키 야츠모

욕심? (그야말로 처음 듣는 평가에 웃어넘겨주고.) 과연? 그랬다면 네 말마따나 수상한 옷 입고 헌팅도 안 했지. (하품.) 것보다, 프리랜서 의사면 불법 의사 아니냐? 팔자 좋네, 이렇게 돌아다니고.
나는 슬슬 돌아가서... ... 귀찮다고 또 화내는 건 아니겠지. (근심 가득해짐)

 

이치지쿠

(가리키면서 으하학! 웃어봄) 평소가 아니라 결정적일 때 말야! 뭐 지금은 너보단 덜 위험해서 말야~.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네! 팁이라도 줄까? 그냥 가면 구석에 얌전히 앉아있어.

 

쿠로이키 야츠모

...내가 꽃집 화분도 아니고, 가만히? 심심하지 않겠어? 그쪽이 주는 팁은 그닥 신뢰가 안 간다?

메인

 

이치지쿠

귀찮다는 말을 들을 걸 예상하면서 왜 귀찮게 굴려고 한담. (꽃다발을 어깨에 가볍게 얹고 고개를 갸우뚱.) 뭐어, 지금은 순수하게 선의니까 들어 봐? 너희 사이가 좋을수록 나도 좋거든.

 

쿠로이키 야츠모

왜? 친구 잘 된다고 좋아할 인간으로는 안 보이는데. (악의는 담겨있지 않은 순수한 평가.) 그거야, 밖에서 서성거렸다가는 되려 내가 신고당하니까 그렇지. 거참, 수상한 사람 아니라니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그렇다고 안에 들어가서 멀뚱히 서있는 것도 이상하잖아. (대꾸하며 왔던 방향을 되돌아 걷는다.)

메인

 

이치지쿠

(이쪽은 꽃집 주변의 호텔 같은 거...음, 어디 있더라? 위치를 찾듯이 길을 천천히...아 직접걷기빡세네.) 자아, 그러니까 멀뚱히 말고 구석에 처박히듯이 있으라고. 가능한 불쌍하게?

 

쿠로이키 야츠모

불쌍하게? 그건 또 뭐하자는 짓이야... 아니면 시범이라도 보여주던가.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어디 가려고? (뭔가 불안한 걸음... 어딘가를 찾는듯한 저 눈치... 궁금해짐)

메인

 

이치지쿠

저기? 난 그런 쪽으로 팔리는 타입 아니거든? (이런 말. 벽 구석 가리키면서) 저기서 시무룩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다던가 하는 거야. 선글라스는 빼는 게 나을 걸. (그리고 손 팔랑팔랑...)
그야 주변 호텔이지. 잘 곳이 없거든, 지금. 노숙은 논외고!

 

쿠로이키 야츠모

그런 쪽으로 팔리는 타입은 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처구니가) 뭐야, 근처에서 사는 거 아니었어? 잠깐 산책이라도 나온 줄 알았지.

 

Story

궁금하니까 건강 다이스를 굴려보자

 

이치지쿠

(ㅋㅋ)

 

Story

과연 걸어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이치지쿠

(너무 오랜만에 걸었네 빡센데)

메인

 

이치지쿠

cc<=50 건강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1 > 51 > 실패
(ㅋㅋ)
(아~무리~아~쓰러질거같아~)

 

Story

버틸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슬슬 다리가 아파옵니다. 휠체어는 또 어디갔고...
이번에는 행운 ㄱㄱ

메인

 

이치지쿠

(아정말로 행운을시험해봐야해? 이걸? 35로?)
cc<=35 행운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 > 5 > 대단한 성공
(내 올해 마지막 운을 끌어쓴 기분이 든다?)

메인

 

Story

다행히 저 멀리... 호텔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이기는 합니다. 노숙자 신세는 면했네요! 조금 많이 멀어 보이지만!

 

이치지쿠

(멀어............하..................)

 

쿠로이키 야츠모

(노약자 상태인 상대 냅두고 흥얼거리면서 꽃집으로 가는 길)

 

이치지쿠

(벽에 손 짚고 하...........하다가 이번엔 이쪽이 어깨동무를 하는데.) ...있지, 소년, 잠깐 기다려 봐, 좀 가까운 호텔 알아?

 

쿠로이키 야츠모

이제 놔준다니ㄲ... 아, 노숙자라고 했던가?(묘하게 다르다.)
호텔인가~ 시설 구려서 벌레가 잔뜩 나오는 곳이라면 알지. 거긴 호텔보다는 그거야, 아무튼 질 떨어지고... ... 그냥 노숙하는 편이 낫겠는데? (놀리기 시작했다.)

메인

 

이치지쿠

(뒷일 생각 안하고 놀린다고 볼 잡아당김) 아, 그런 곳 말고. 좀 깨끗하고 멀쩡한 곳 말야. 나 걷는 건 익숙하지 않거든? 저기까지 가다간 쓰러진다고~.

 

쿠로이키 야츠모

아...아야. 자꾸 손 대? (손목 약하게 쳐낸다... 아플 정도는 아님) 쓰러지던가. 댁 생각보다 더 체력 약하구만? 그래 보이기는 해.
아니면... 부탁이라도 해보던지. 하하...

 

이치지쿠

나는 목숨은 아깝지만 내일 생각은 안 하거든. (뭔 소리?) 응, 그럼 부탁 좀 하자~. 가까운 괜찮은 호텔 좀 알려주라? 저기 보이는 데까지 픽업해주면 더 좋고?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아니, 곧이곧대로 들어준다는 말은 안했다? 자자...일단 다리가 아픈 거지? (그렇다면야, 중얼거린 후 가볍게 들처맨다. 어째 익숙~한 느낌이)

 

이치지쿠

(아아...어쩐지 엄청나게 익숙한 느낌이...)

 

쿠로이키 야츠모

저기까지 들렀다가 돌아가는 시간이 아깝거든, 지금 나는... 그냥 따라와, 잘 곳이 필요해? 거실 빌려줄게. (^^)

메인

 

이치지쿠

아~, 그야 아깝겠지. (뭔가 생각하듯 흠, 하다가 그냥 그대로 쭉 늘어졌다.) 뭐 그렇다면야 고맙게 빌릴까아... 나나쨩한테 칭찬이라도 해 줄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너는... 굳이 입을 열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지 않아? (터덜터덜.... 그대로 마저 가던 길 간다. 탑승감은 그닥 좋지 않은 듯... 덜컹거린다.)

 

이치지쿠

칭찬 고마워. 그러니까 난 노린 거라 괜찮네요...아니, 그런데 좀 조심히 걸어줄래? 덜컹거리잖아, 아프다고! (바라는 게 많음...)

 

쿠로이키 야츠모

던져버린다?
(짧은 협박 후 유유히 걷는다...)

 

이치지쿠

아하하하. (등쪽 옷 챱 잡고 잠깐 조용하다가 또 입 열기 시작하다...) 그런데 말이야, 그 의뢰 받고 며칠 지났어?

 

쿠로이키 야츠모

... ... ... 이야, 그러고보니 위험한 걸. 반 년은 되어가니까. 어쩌면 정말 당장 오늘 죽을지도 모르겠네. 기한을 꽉 채워버렸어~
그러게 빨리 도망가자고 했는데... 고집 너무 강하다니까. 안 그래?

메인

 

이치지쿠

(아, 반년? 그게 다 찼어? 클라이맥스로군.) ...헤에, 그래? 무슨 상황인지도 알고 있는데?

 

쿠로이키 야츠모

알고 있지. 아마 나보다 더 잘 알걸? 당사자니까.

 

Story

대화를 나누며 이리저리 덜컹거리다 보면, 도착입니다. 익숙해진 꽃집 입구가 이치지쿠를 반겨주네요.
그리고, 그 근처를 서성대는 수상한 사람이 또 하나.

메인

 

Story

적당히 걸친 정장에도 어째 험악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치지쿠

(너무 야쿠자같잖아 ㅋ 야츠모 어깨 쿡쿡찔러본다.) 소년, 소년, 빨리 들어가 봐.

 

Story

.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 들어가는 편이 나을까, 일단 상대하는 편이 나을까? 이건 좀 고민이 되는데.

메인

 

Story

대놓고 야쿠자 같은 이는 창으로 내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치지쿠

(음~, 주변에 또 뭔가 낌새 나쁜 사람 있으려나? 핸드폰...살아는 있다면 카메라로 여기저기 둘러봐봐야지.)

 

Story

당장 근처에 눈에 띄는 인물은 없습니다. 바로 근처에는 말이죠. 저 멀리 몇 군데 씩이나 보이는 수상한 무리들이 거슬리네요. 일행인가?

 

쿠로이키 야츠모

보통 이런 상황에는 말이지... 하나만 찾아오지는 않거든. 그야 아무리 나여도 1대1은 자신 있고. 방금 그건 자랑이다?

 

이치지쿠

그래애, 100점 줄게. 당연히 아쉽게도 하나가 아니지만 말이야. (어깨에 걸쳐진 채 브이하고 셀카하듯이 찰칵~ 사람 무리 찍는다.) 당장은 눈치 못 챈 척 하는게 나아 보이지고?

 

쿠로이키 야츠모

좋아, 여기서 싸워봤자 저 머저리들이 달려들 게 뻔하지? 일단 안으로 들어가는 편이 낫겠어. 그냥 평범한 손님처럼...
... 널 들고 있는 시점에서 평범해 보이지는 않다만?

메인

 

이치지쿠

자네 복장도 만만찮아, 소년. 뭐 어때. 이 정도로 수상하면 웃기는 녀석들이라고 무시한다고. (다리 흔들흔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그래그래, 평범하고 싶은 꽃무늬랑 흰가운이다 이거지? (태평한 낮짝으로 문 열고 들어선다. 말 그대로 '손님'처럼.)

메인

 

이치지쿠

그래애, 평범하고 싶은 말이지... 야아~, 안녕, 아가씨. (덜렁 들린 채 뒤로 손 흔들~.) 꽃다발 더 주문하고 싶은데 괜찮을까나?

메인

 

Story

가게 내부는 여전히 한적합니다. 이 상황에서는 그러한 분위기가 오히려 이질적일 정도로 평화로워요.

 

히마와리 나나

(가게를 청소하고 있었는지, 들고있던 빗자루를 벽 한켠에 세워둔다.) 또 오셨... ... 들려서 오셨네요.
주문하는 건 상관 없지만... 쿠로이키 씨?

 

쿠로이키 야츠모

(이치지쿠... 아니고 이바라 내려둔 후 빗자루 옆에 자리잡고 쭈그려 앉는다.)

메인

 

이치지쿠

(내려오다가 그거 보고 가리키면서 폭소함)

 

쿠로이키 야츠모

...

메인

 

히마와리 나나

...?

 

이치지쿠

아니, 잠깐만, 그대로 있어 봐, (찰칵!) 아, 진짜? (하 너무 웃느라 눈물 나왔다...눈물 닦으면서) 아 힘들다......하... (진정.) 히마와리 군, 저거 어때?

 

히마와리 나나

... ... ?

 

쿠로이키 야츠모

넌 그만 웃지?

 

이치지쿠

너한테 방해되기 싫지만 같이 있고 싶어서 기특하게 저러고 있는 거야. (아니 계속 웃을 건데)

 

쿠로이키 야츠모

야...

 

히마와리 나나

(이쪽도 웃음 참는 건 포기한다. ㅎ....) ...음, 물 주면 될까요? 이건 나쁘지 않은데요...

 

쿠로이키 야츠모

나쁘지 않다니 그건 다행인데, 둘 다 그만해?

 

이치지쿠

하지만 웃기잖아. 잘 됐네, 야츠모 군? (ㅎ...)
(자자...아까우니까 핸드폰 잘 넣어두자. 꽃 둘러보는 척 창가 삭 살펴보고) 음~, 그렇지. 졸업식이나 입학식에는 어떤 꽃다발이 좋아, 히마와리 군?

 

쿠로이키 야츠모

(휴대폰 뺏으려고 불쑥 일어나 팔 휘젖다가... 히마와리 눈치 보고 멈춘다.) ...역시 말을 듣는 게 아니었어.

 

히마와리 나나

꽃인가... 어떤 꽃이든 좋아요, 저는. 해바라기 꽃다발은 조금 우스꽝스러울 것 같고. 이왕이면 노란 튤립일까요.

 

이치지쿠

점수 땄으니까 좋은 일 아닌가? 사춘기는 빨리 졸업해야지...응, 노란 튤립? 고마워. (하얀 튤립을 몇 송이 더해서 들고) 이것도 같이 섞어서 만들어주지 않을래?

 

히마와리 나나

어머, 또 제게? (화색이 되어서는 바로 파란 리본과 함께 포장한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못마땅하다는 시선22) 허. 네가 점수 따지 말라고.

메인

 

이치지쿠

그건 있지...네 어프로치가 어린 게 문제야. (이런다. 귀쪽에 꽂아주고 메롱. 완전 놀리는 중22)

 

쿠로이키 야츠모

... 어려? 그러니까 그런 말은 네게서 처음 듣는다고. (고개 뒤로 뺀다.)
나나 쨩, 이런 얘기나 하고 있을 때가... ...그렇지, 잠깐 바람이나 쐬러 나갈까?

메인

 

히마와리 나나

바람을... ... 좋아요, 해도 지는 모양이니 옥상으로 올라갈까요? 요즘 날씨 좋아서 별도 잘 보인다고 했어요.

 

이치지쿠

(안 먹히는데 똑같은 대사 치는 거 보고 어이없어서 웃다가 헤에...하고 턱 괴고 보는 중.)

 

쿠로이키 야츠모

으음, 뭐. 나쁘지 않지. 이왕이면 아예 나가는 편이 낫지 않겠어?

 

이치지쿠

(생각하다가...) 히마와리 군 말야...이 꽃집 중요해?

 

히마와리 나나

(위로 향하는 계단 문 열던 손이 멈춘다.) ...중요해요. 꽃에는 추억이 많거든요. 부모님이라던가, 어렸을 적이라던가... (창 밖 살피는 야츠모 확인하고서,)
잘 쳐주면 쿠로이키 씨까지?

메인

 

이치지쿠

(지금 휘파람 불면 화내나?) 그래? 좋겠네, 야츠모 군. (창가 한 번 보고 히마와리 뒤로 따라간다.)

 

쿠로이키 야츠모

(아마 신경 안 썼을 것...말 없이 어깨 으쓱이고 마찬가지로 따라 오른다.)

 

Story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흐릿한 달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조금 쌀쌀할지도 모르겠네요.
봄이니까.

 

쿠로이키 야츠모

...아, 넌 뭣하러 따라 올라왔어? 다리 아프다고 투덜거리더니.

 

이치지쿠

(봄이네~, 저쪽도 봄이다. 히죽 웃으면서 하얀 꽃을 들고 비척비척 따라간다.) 아, 다리는 여전히 아파. 그거랑 별개로 저기 혼자 남아있으라고? 너무하네에, 야츠모 군.

 

쿠로이키 야츠모

너무해? 너야말로 좋은 분위기 방해하지 마시지. (팔꿈치로 옆구리 찌른다.) 그 햐얀 꽃은 뭐고?

 

이치지쿠

...준비물? (어깨를 으쓱하고) 뭐 어때, 딱히 아무 말도 안 하고 필요할 때나 나오는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 줄 테니까 말야...아하하. 다치기도 죽기도 싫다고, 나는.

 

쿠로이키 야츠모

참 불길한 준비물이네...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야.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하늘 올려다보고 숨 들이킨다.)
(불청객 하나 쯤 무시하기로 했다.) ... 히마와리 씨. 이제 정말 결정해야 해.
바깥에 모인 사람들 봤지? 다 알고 있었으면서. 어디든 도망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것 같거든...

메인

 

히마와리 나나

...저는 이미 결정했어요.

 

쿠로이키 야츠모

...뭘?
아, 결심한 거야? 잘 생각했어~ 일단 내가 망을 볼 테니까, 뒷문으로 나가거든 그대로 골목을 따라서... 도중에 싸움이 붙을 수도 있지만, 그정도는 혼자서 커버 가능하니까... (턱 괴고 말을 늘여놓는다.)

메인

 

이치지쿠

소년, 못 들었어? 꽃집이 중요하다고 했잖아. (참견이 들어온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너는 좀... (이마에 딱밤 놓을 기세로 손 움직인다.)

메인

 

이치지쿠

(허리 확 숙이며 뒤로 한 반짝 물러난다) 폭력 반대야, 반대, 나한테 쓰는 건!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쩝, 입맛 다시며 손 턴다.)

 

히마와리 나나

(두 사람 보다가 다시 웃는다.) 아뇨, 역시 저는 여기 남아야겠어요.
친구 분 말씀이 맞아요. 여긴 제게 아주 종요한 곳이기도 하고...
...그리고 그정도는 저도 알아요. 도망쳐봤자 계속 쫓기는 신세가 될 뿐이죠?

 

쿠로이키 야츠모

뭐라고? 아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 남아봤자 죽을 날이 당겨질 뿐이야. (드물게 당황한 낯. 눈썹이 꿈틀거린다.)

 

이치지쿠

(신기한 듯이 히마와리를 빤히 보다가,) 응, 그렇지. 어차피 죽을 거라면 시도해보는 쪽이 좋지 않을까, 히마와리 군? 도망가는 게 죽기보다 싫어?

 

쿠로이키 야츠모

드물게 마음에 드는 소리를 하네. 저 안경 말이 맞아. (안경?) 잘못되면 그건 그때의 일이지. 벌써 포기하는 건...

 

이치지쿠

(안경 이러네. 아무튼 궁금했으므로 일단 히마와리의 말을 기다려 본다.)

 

히마와리 나나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제 나름대로 고민하고 선택한 거라구요.
... 쿠로이키 씨, 저 생각보다 많은 걸 알아요. 당신이 왜 제 곁에 나타났는지도 알고 있어요. 그렇다는 건...
오늘 찾아온 사람들 중 분명 쿠로이키 씨를 해치려고 온 사람도 있겠죠. 제 말이 틀렸나요...

메인

 

이치지쿠

(이쯤에서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야아, 이건 생각 못한 흐름인걸. 그러니까, 히마와리 군은... (야츠모를 보고 웃고) 소년을 위험에 빠뜨리기는 싫어서 이러는 거야?

 

쿠로이키 야츠모

...(조용히 선글라스 고쳐 쓴다.)

 

히마와리 나나

네! 확실하게 말할게요. 절 구해주려다 쿠로이키 씨가 같이 위험해지는 건 싫어요.
저...는, 그런 세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위험하다는 거 하나는 잘 알아요. 도망치는 생활이 계속된다는 건... 마찬가지로, 죽을 시간을 조금 미룰 뿐이라는 것도요.
...이제 반 년이 다 되어가요, 쿠로이키 씨.

 

이치지쿠

이건 상상 이상으로 기특한 이야기였는걸. (옥상 너머 아래를 한번 들여다보는듯 하다가) ...열렬한 고백에 대해서 네 감상은 어때?

 

Story

대기 중이던 사람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밤을 기다렸다는 듯이...

 

쿠로이키 야츠모

...고백을 들으면 기뻐야 하는 거 아니야? 마음은 고맙지만... ...(이마 쓸어넘기며) 이제 어쩌려고?

 

이치지쿠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인사라도 하듯이 손을 가볍게 흔들다가) 어쩌긴, 그야, 히마와리 군이 할 법한 일이라면 결국은 하나 뿐이잖아?
야츠모 군,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몰라서 묻는 거 아니지? 여기서 보너스 타임 조언이라도 해 줄까? (손을 내리고 허리를 쭉 편다.)

 

쿠로이키 야츠모

아니... 그냥 모르는 채로 남으면 안 될까. (이마 짚던 손 겨우 떼어낸다.)
뭔데? (무슨 말이라도 해보라는 양...)

 

이치지쿠

그녀를 기절시켜서, 너야말로 납치라도 하면 되는 거야. (아주 간단한 일 아니냐고 고개만 갸우뚱...)

 

쿠로이키 야츠모

...아, 그거 괜찮을 지도.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아마 너보다 가볍겠지... 잠깐 숨겨두는 정도야 일도 아닐 테고. 그렇지?

 

이치지쿠

세상의 많은 일은 일차적으로는 우격다짐으로 어떻게든 되는 거지. 그 다음은 책임 못 지지만......그렇다네에, 히마와리 군. (이쪽 반응은 어떨까?)

메인

 

히마와리 나나

마음은 고마워요. 친구 분도 짓궂은 면이 있으시네요.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저래보여도 쿠로이키 씨, 제 의견을 항상 존중해 주셨으니까... 아마 끌고 갈 생각이었다면 진작 여길 벗어났을 지도요.

메인

 

이치지쿠

(으쓱하고 웃는다.) 사실은 말이야,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한 말이야.

 

쿠로이키 야츠모

... ...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날 꿰뚫어보려 하지 마. 선글라스까지 썼는데, 의미가 없어지잖아.

메인

 

이치지쿠

너 선글라스 쓰는 게 그거 때문이야? (이 상황에서 혼자 소리내 웃고 있다...) 야아, 귀여운 구석도 있네. 하지만 히마와리 군 마음 돌리려면 그런 건 벗고 있어야지.

 

쿠로이키 야츠모

(곧이곧대로 선글라스 벗어 접은 후 셔츠에 걸어둔다.) 뭐, 통하지 않겠지만... 나는 이제 뭘 할 수 있지?

 

Story

옥상으로 올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요.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아, 맞다. 너도 괜히 휘말린 꼴이 될 것 같은데... 미리 사과해두지.

메인

 

이치지쿠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한쪽에 걸치고 있던 가방을 벗어 바닥에 가볍게 내려둔다.) 괜찮아. 나중의 너에게 할 사과가 생길 거 같아서 말이지...지금 걸로 퉁치자고, 소년. 넌 기억하지 못할 것 같지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나중이니 뭐니...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한다니까. 이런 쪽으로 기억력이 나쁜 건 사실이지만. 다시 마주칠 일이 있으려나? ...

 

히마와리 나나

(난간 쪽으로 붙어 선다.) 저, 쿠로이키 씨.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이치지쿠

(그거 참 우연히도 말이다. 난간에 기댄 히마와리를 보면서 하얀 꽃을 가볍게 흔들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잡지 말라는 거 말고, 또 있어?

메인

 

히마와리 나나

아까 말씀하셨죠?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시선이 달을 향한다.)
어쩌면 저도, 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지도 몰라요. 죽고 싶은 사람은 정말 없는 모양인가 봐요.

메인

 

히마와리 나나

그러니까, 앞으로도 살고 싶다는 사람을 만난다면... 부디 살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음, 제 몫까지요.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너 진짜...

메인

 

히마와리 나나

이러면 거절 못 하죠?

 

쿠로이키 야츠모

잔인하네.

 

이치지쿠

너는 선글라스를 써도 소용이 없다니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 시끄러워.
그거만 알아둬. 난 웬만한 사람 앞에 두고 살리고 싶다는 생각 잘 안 해.
네가 유일할 수도 있었어...

메인

 

이치지쿠

순애네, 이거. (팔짱을 끼고 빙그레 웃으며 바라본다.) 이래도 꺾지 않는다니 히마와리 군, 엄청나게 강한걸.

 

히마와리 나나

...그런 소리 자주 들어요.
미안해요. 그럼...

 

Story

소녀가 뛰어내리기까지 앞으로 30초, 이대로면 이 광경은 그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메인

 

이치지쿠

(미안하지만 이치지쿠는 여전히 이치지쿠였다. 트라우마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 돌아갔을 때 이걸 후벼볼 방식부터 생각해 보는 인종이라는 거지. 그러므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가방에서 휘발유를 꺼내면서 이치지쿠는 트라우마에 한 무게 더 걸칠 수 있을 말을 고심했다...예를 들면,) ...그러니까 말이야, 소년. 말했잖아? 넌 욕심이 부족하다고. 중요할 때 특히.

 

Story

이치지쿠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옥상에서 한 명의 인영이 추락합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그럴지도 모르지.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별 수 없잖아? ...

 

Story

이윽고 둔탁한 소음이 들려옵니다. 끝입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자, 이제... 반은 무사해졌네.
욕심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완전 틀려먹었군.

 

Story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이닥칩니다.

메인

 

이치지쿠

(굳이 난간 너머를 보면서 애매하게 짜증낸다.) 있잖아, 그런 건 모르는 거야. 넌 체념이 너무 빨라. 기껏 원하던 사랑 아닌가? (휘발유가 든 병을 바닥에 던져 깨뜨린다. 넓게 번지는 냄새, 이번엔 주머니에서 꺼낸 라이터를 켜서 던진다.)

메인

 

이치지쿠

원하는 건 스스로 잡고 있어야지, 소년. 뼈에 영혼에 새겨두도록 해. 너는 눈도 다리도 팔도 손도 멀쩡하거든.

 

Story

옥상이 타오릅니다. 얼마 못 가 이 도시에서 가장 밝은 곳이 되겠네요. 들이닥치려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불길에 당황한 모양입니다.
빠져나가려면 지금입니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잘난 척 하기는... ... 화려하게 불까지 질러두셨네. 이제 어쩌려고? 튀어?

 

이치지쿠

그럼 그거 말고 뭐가 있겠어? 난 싸움 같은 거 못해, 도망쳐야지. (웃고 야츠모를 가리킨다.) 자, 도망가기 전에 전화나 하라고, 소년. 구급차 불러야지. 내 핸드폰은 죽었거든!

 

쿠로이키 야츠모

구급차... ... (멍하니 휴대폰 키다,) ...가망이 있을까?

메인

 

이치지쿠

저기... (어이없어서 뒤통수 가볍게 친다.) 정신 차려 줄래? 살길 원하잖아? 그럼 네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발버둥쳐, 소년.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허, 알았어. 체념하지 마라 이거지? (구급차를 부르는 전화는 빠르게 연결된다.) 여기, 이케부쿠로...

 

Story

입으로는 주소를 부르고, 다리는 빠르게 달려 옥상 계단을 내려갑니다.
도중부터는 답답하다며 야츠모가 또다시 이치지쿠를 들처업었습니다만...

 

이치지쿠

(이제 이것도 그냥 클리셰에 넣자고...)

 

Story

네, 클리셰적으로요.
정신없이 도망치다보면 빠르게 1층에 도달합니다. 히마와리가 뛰어내려 방치되었을 장소도 곧입니다.
이치지쿠... 상태를 확인하기에 앞서 행운 판정

메인

 

이치지쿠

cc<=35 행운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 > 8 > 어려운 성공

메인

 

Story

저 멀리 보이는 건... 역시 시체일까요?
순간, 움직이는 걸 본 것 같습니다.
분명 아직 살아있어요.
이어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구급차뿐이 아닌, 불이 난 것을 보고 신고한 거리의 주민들 덕분에 소방차도 같이 달려온 모양입니다.
잔뜩 몰려왔던 수상한 무리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치지쿠

아아, 타이밍 끝내주네. 내려봐, 소년. 좀 보게. 뭐 끝까지 살진 모르는데? (끝~까지 악담은 쭉 하고...)

 

쿠로이키 야츠모

(급하게 달리느라... 거기다 사람 하나까지 들고 오느라 숨 몰아쉬며 겨우 내려준다.) 희망 찬 소리 좀 하면 덧나냐...!

메인

 

이치지쿠

내가 기억상실이라도 되면 가능할 것 같은데에... (어깨를 으쓱하며 내려서 상태를 살펴보며 손을 뻗는다.) 싫다면 너희가 그만큼 긍정적으로 살면 될 일인 거지. 알아?
cc<=70 응급처치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4 > 14 > 대단한 성공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너는 다음에 마주치면 정수리부터 한 대 때려준다.

 

이치지쿠

고맙다는 인사를 폭력으로 하는 건 어떨까 싶네! (하면서 바쁘게 손 움직여 기도에 고인 피를 빼내거나 한다.)

 

Story

급하게 행한 것 치고 꽤 잘 먹혀들어간 것 같습니다. 응급처치를 얼추 마치고, 들것에 실려나가는 모습을 보기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았어요.
정말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쿠로이키 야츠모

(떠나가는 구급차 눈으로 끈질기게 쫓는다..) ...살아나면...
꽃다발 줘야겠어. 아까 그 튤립 아직 건재하냐?

 

이치지쿠

너 바보니? 당연히 탔지. (그을린 꽃 하나 들고 으쓱인다.)

 

쿠로이키 야츠모

(그을린 꽃 가만 본다.) 이 근처에 다른 꽃집이 있던가?

 

이치지쿠

그거야 네가 더 잘 알고 있어야지, 그래도 반년은 여기 있던 거 아니었어? 설마 도내에 꽃집이 하날까. (한편 이쪽은 도와준 것 치고 후빌 트라우마 사라져서 기분은 별로다. 그을린 꽃만 세 번째, 주머니에 쏙 넣고) 자아, 이거라도 네 열정의 증거라고 수줍게 건네면?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반년 있으면서 여기만 찾아왔으니까 문제지. 내가 다른 걸 기억해뒀을 거라고 생각해? (주머니 자리잡은 꽃 어이없다는 듯 흘겨보고) ...좋아, 이거면 충분하다고 해줄 걸. 운 나쁘면 장례식에서 보게 되겠지만.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 내가 재워준다고 했나?

 

이치지쿠

(미안하다, 장례식 소리에나 빙긋 웃는 놈이라.) ...응? 아, 그랬지. 헤에, 그건 용케 기억하고 있었네, 소년.
역시 당일이나 전후에 일어난 건 기억하고 있네! 그런데 왜?

 

쿠로이키 야츠모

...그새 잊어먹으면 어디 문제있는 거 아냐? 내키지 않으며 두고 갈 생각이었는데... 도와준 것도 있으니 보답 정도는 해야겠지. 가자.

 

이치지쿠

너라면 가능성 있을 거 같아서 말이야~. (어깨를 으쓱하며 뒤를 따라간다. 어라? 나 설마 노숙할뻔한 플래그 피한 거?) ...아, 가면 화장실부터 알려줘?
이렇단 말이야, 손이. (피가 묻은 손 가볍게 흔든다.)

 

쿠로이키 야츠모

으, 그거 내 옷에만 묻히지 마~ (그렇다. 운 좋게 피했다.) ... ...아, 내 지갑. 그거 아직 1층에... (빠르게 진압한 덕에 사그러들어가는 불길 본다.) ...
...내 50만 엔 구하고 온다.

메인

 

이치지쿠

(코웃음치다가 뒤이은 말에 크게 웃는다.) 너 바보지! 그걸 두고 와?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택시비 정도는 있어야 할 거 아냐! 기다려!

 

Story

한 명의 바보가 다 탄 꽃집 안으로 뛰어들어갑니다. 뭐, 이치지쿠가 불을 내지만 않았다면 지갑 걱정할 필요는 없었겠다만...

 

이치지쿠

(하지만 불냈죠? 원래 인생이란 이렇게 돌발적인 법.)
(마지막에 재미있는 걸 봐서 그나마 얌전해진 기분으로 적당한 난간에 가볍게 걸쳐앉는다. 여기서 기다리지 뭐.)

 

Story

넓은 아량을 베풀어 기다려 주기로 합니다.
여기 아니면 갈 곳도 없어 노숙자 신세가 되는 현실이지만. 이건 묻어두기로 하고.

 

이치지쿠

(그런 건 몰라몰라... 외면 중.)

 

Story

하늘은... 밝네요. 밤 치고는 밝습니다. 별이 꼭 활활 타오르던 옥상 같고 좋아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은은하게 근처를 멤돌던 탄 냄새가 훅 사라집니다.

 

이치지쿠

...으응?

 

Story

그리고 또다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문 근처가 아닌 저 앞에서.

 

쿠로이키 야츠모

엥, 네가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야?

 

이치지쿠

...으응~?
(흘끔 올려다 보고 고개를 기우뚱한다.) 왜긴 말야, 그야... (피 젖은 손 가볍게 보여줬다가 침묵.) 아~......야츠모 군, 핸드폰 좀 켜 볼래?

 

쿠로이키 야츠모

그야? (고개 까딱이며 폰 켜서 들이민다.)

 

이치지쿠

(어디어디, 시간이랑 년도...)

 

Story

2011.
참으로 반가운 숫자입니다.

 

이치지쿠

(완전히 3초가 3년이로군.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기 위해서 떠보기 시작한다.) 아~, 보면 알잖아, 큰일이었다고 소년. 휠체어는 어디로 사라졌지 다리는 한계지, 난리야. 좀 집까지 옮겨 줄래?

 

쿠로이키 야츠모

아, 지금 혼자서 휠체어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던 건가? (가볍게 웃으며 들고있던 작은 꽃다발 하나 가게 앞에 내려둔다. 튤립 한 송이 짜리의 조촐한 사이즈...)
심심하던 참이니까 운행 비용 안 받고 들어준다. 됐지? (이어서 익숙한 그것...)

 

이치지쿠

(도합 세번째의 덜렁...) 돌아다닌 게 아니라 쫓긴 부분도 있지만 말이야, 뭐 비슷하다고 해야지. 그 꽃은 뭐야?

 

쿠로이키 야츠모

뭐... 따지자면 추모의 의미지. 지금 딱 3년째 되는 날이거든. 넌 나 없던 사이 뭘 겪은건데...?

메인

 

이치지쿠

(...웬일로 얌전한 듯 짜증난 표정이더니 이번엔 되려 목소리가 밝아졌다. 이 쓰레기같은 성격, 이제 버릇이지...) 헤에, 그래? 뭐 별 건 아니야. 결국 위험한 건 이번엔 난 아니었고 말이야, 어디까지나 조력자 같은 셈이지.
마침 별도 좋아서 구경 중이었거든. 야츠모 군, 별은 봤어? 딱 좋은 시간이잖아.

 

쿠로이키 야츠모

어? 아아, 좋은 시간이지... 좀 밝지 않아? 도시 치고는...
이러고 있자니 눈물이 나려고 하네. 벌써 3년인가... *내 50만 엔이 활활 타버린 것도...*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이야,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어서. 제대로 추모도 해주고 있거든? 무엇보다 그 지갑, 꽤 애용하던 거였는데...

 

이치지쿠

(에에...단박에 다시 시무룩해진다. 하긴 사정 모르는 사람한테 말해 줄 리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응? ...그래애? 하아, 그렇군. 뭐야, 난 틀림없이 다른 추모인줄 알았는데.
알아, 야츠모 군? 여기 예전에도 불에 탄 적 있다고 해.

 

쿠로이키 야츠모

그럼 무슨 추모라고 생각했길래? (침울하게 마련하고 딱 3년 지난 지갑 열어본다.) 예전? 그건 언제 얘기야?

 

이치지쿠

그것도 딱 3년 전이야. 건물은 타고, 꽃집 주인은 옥상에서 뛰어내렸다고 하던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려다가 손 보고 포기한다. 끙 상체를 들어거 야츠모나 빤히 보고)

 

쿠로이키 야츠모

맞아, 그런 일이 있었...는데, 잘 알고있네? 너, 그거 내 일이라는 거 알고 떠보는 거지?
이쯤하면 뭘 원하는 지도 잘 알겠군. 그리고 주인 아니라 점원이야. 한낱 알바생이라고...

 

이치지쿠

(뭐어~? 하고 발뺌하려다가 이미 들킨 거 같아서 웃기나 한다.) 으응, 그래, 히마와리 군 말이지.

 

쿠로이키 야츠모

척하면 척이지? 그러니까 네가 듣고 싶은 건...
안 죽었어. 뭐어 의식은 아직 희미하지만, 그래도 숨은 붙어있으니까?

 

이치지쿠

(...원래 그렇긴 한데 여기서부터 특히 쓰레기임. 으으음. 그럼 내가 옥상에서 뛰어내리면 이 녀석, 화낼까 안 낼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빤히 보다가 하아~, 하고 쭉 늘어진다.) ...응, 그거 참. 축하하면서 안타까운 일이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안타까워? 너라면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누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랬으니 이러고 말 뿐이지, 지금도 마냥 희망찬 상황은 아니거든? 이 불행을 즐겨두라고. 이 비극 마니아야.

 

이치지쿠

오해네에, 난 희극도 희극대로 좋아해. 어쨌든 열심히 원하는 대로 사는 거야 똑같잖아? 그야 비극만큼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그나저나 누구? (과연 몇 퍼센트 기억하는지?)

 

쿠로이키 야츠모

누구? 거기까진 나도 기억 안 나는데? 하튼 누군가 도와줬다는 건 어렴풋이 기억이 나니까... ... 글쎄, 지나가던 시민 아니었을까?

 

이치지쿠

(5% 정도인가?) 그럼 5점으로 할까... ... 뭐 좋아. (등을 콕콕 찔러보며) 야츠모 군, 각자의 소원이라도 빌러 옥상에 가 보지 않을래?

 

쿠로이키 야츠모

...옥상? 어디 옥상. 네 집 건물에 옥상이 있었던가? (그야 거기까지는 관심을 안 가졌으니까...)

 

이치지쿠

있지, 당연히. (저 건물은 너무 노골적이고.) 조금 더 올라가면 말야. 역시 평소엔 잠겨 있지만 난 열 수 있고.

 

쿠로이키 야츠모

...글쎄다, 굳이 거기 아니어도 하늘은 잘 보이지 않나? 산이라도 탈래? (우스갯소리 마냥 덧붙이나 표정이 썩 좋지는 않다.)

 

이치지쿠

(얼굴이 움직이는 걸 보고 방긋...) 산은 싫어, 올라갈 체력도 없고 춥다구.
게다가 제대로 본다면 역시 옥상이지? 여기는 불빛 때문에 별이 흐려.

 

쿠로이키 야츠모

...있잖아, 나도 눈치가 꽤 빠른 편이거든. 이번만 어울려주는 거야... 어디까지 날 놀려먹을 작정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메인

 

이치지쿠

아하하, 벌써 들켰나? 뭐어, 응, 눈치가 빨라도 해가 될 일에 적당히 어울려주는 너도 난 좋아하지만. 솔직히 반 이상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하긴 해도 말야... (하지만 아무리 눈치 빠른 사람이라도 옥상에서 이치지쿠가 할 짓은 보통 예상하지 않을 테고.)
(적당히 기대에 차서 다리를 흔들거린다.) 넌 여전하구나!

 

쿠로이키 야츠모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하면 좀 고쳐라. 이래봤자 귓등으로도 안 듣겠지만... 됐네요, 넌 정말 기억을 잃지 않는 이상 평생 이렇게 살 거 같아~. 나도 그닥 변하지 않았으니까, 몇 년 전이든, 지금이든... (아마? 끝은 의문형.)

 

Story

깜깜한 밤하늘을 뒤로하고 두 사람은 이치지쿠의 집에 도착합니다. 목적지는 더 위에 있지만요. 옥상까지 엘리베이터면 금방이겠죠.
위로 올라오니 별과 함께 서로의 표정이 더욱 잘 드러납니다. 설령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고 한들.

 

쿠로이키 야츠모

얼마나 대단한 소원을 비시려고? (바닥에 내려두고서는 허리 스트레칭.)

 

이치지쿠

(내려서서 이쪽도 기지개를 쭈욱... 난간을 짚고 하늘 한 번 구경한다.) 응, 그렇네... ...너랑 반대의 소원을 빌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네 소원은 히마와리 군이 깨는 거겠지? (신년이 되어도 쓰레기...)

 

쿠로이키 야츠모

...비슷하지? 이왕이면 당장 깨는 편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올해 안에는 얼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정도? ... ... 그보다 반대라니, 전혀 예측이 안 된다? (난간에 기대는 모습 바라본다. 습관적인 불안이다.)

 

이치지쿠

깨는 거의 반대가 뭐겠어. 참, 지금 시간 몇 시지? 야츠모 군, 확인해 줄래? (돌아선 채 난간을 뒤로 해 잡고 야츠모의 얼굴을 바라본다. 음, 보이지 않지만. 기색은 알고, 이미지는 남았고, 눈치는 있기 때문에...)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지금? 잠깐... (주머니에서 다시 휴대폰 꺼내 화면 확인한다.) ... 57분? 곧 자정이네~ 이거 중요한 거?

메인

 

이치지쿠

헤에, 그래? 낭만적이네. 3분 카운트할까. 하나 둘 셋, 뭐 이러고 말야. 2011년도 수고 많았어, 소년. 사이타마 와준 건 고마웠다고? (절~대 평소에 안 할 순순한 감사인사.)

 

쿠로이키 야츠모

2011년... 질릴 정도였지. 일자리도 잃을 위기에 처했다니까. 누구 때문에 죽을 뻔하는 위기만 늘어난 기분이고... (59분에 다다르자 휴대폰을 꺼 주머니에 꽂는다.)
고마우면 잘 좀 해봐, 나야 재밌기는 한데. 사람 목숨은 하나라니까? 매번 아홉 개라도 되는 듯이 굴지?

 

이치지쿠

재밌다고 해 놓고 이러네? (어깨를 으쓱이고 난간에 걸터앉아서 저 아래를 바라본다. 앞으로 15, 14, 13...) 물론 목숨은 하나지,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말야...
세상엔 양보하기 어려운 게 있기 마련이지. (여기서 12시를 넘어간다.) 자, 이번 새해도 축하해, 소년! 이번 년도는 말야, 행복하자고. (빙그레 웃으며 뒤로 넘어간다.)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뒤로 넘어가는 동시에 난간으로 달려들며 팔을 뻗는다. 시야에 비치는 야경에도 감기지 못한 눈이 똑바로 상대를 노려본다.)

 

Story

아슬하게 잡아낸 덕에 목숨은 부지했습니다만, 차마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선글라스가 옥상 아래로 떨어집니다.

 

쿠로이키 야츠모

(잡은 팔을 온 힘을 다해 끌어당긴다.) ... 충고한 내가 바보지. 네가 이런 새끼라는 걸 잊을 뻔했어.

 

이치지쿠

(몸에 힘을 쭉 뺀 채 끌어당겨진다. 무슨 얼굴?) 하하하. 이걸 그때 했으면 말야, 좋았을텐데. 넌 정말 원하는 거엔 손을 못 내는 타입이지~. (위험하게 걸쳐진 채로 빙그레 웃는다.) 화났어?

 

쿠로이키 야츠모

(목을 타고 식은땀이 흐른다. 굳이 표현하자면 썩 좋지 못한 얼굴에서 귀신이라도 마주친 사람의 얼굴로 변한 지 한참이다.) ... 어, 화났어.
절대로 떨어져서 죽게 두지 않아. 내 손으로 죽이면 죽였지. (마저 끌어올린다.)

 

Story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기분은 어떨까요?
신년의 하늘은 여전합니다. 해피뉴이어!

 

이치지쿠

(해피 뉴이어! 솔직하게 말하면, 아주 안심하고 있지. 당연히 죽고 싶은 건 딱히 아니니까 말이야. 하지만 저 반응은 좋아, 한번 걸어볼 만하긴 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만족해서 웃다가 곧 소리낸다.) 아하하, 하하하. 야아, 화내게도 되었구나. 성장했다고 해야 하나...
해피 뉴 이어야.

 

쿠로이키 야츠모

너 말이야... (짧은 한숨, 신년 인사 대신 주먹이 한쪽 뺨을 후려친다. 이번에는 평범하게 아플 정도로!) 해피 뉴 이어다, 오오우나바라 이치지쿠.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그래... 덕분에 다짐하게 됐어, 신년에는 네가 허튼 짓 하지 않도록 더 철저하게 감시할 작정이니까...

메인

 

이치지쿠

윽... (입가를 손등으로 문지르고 보다가 원래도 피가 묻어있었단 걸 깨닫고 하아~, 온몸에서 힘을 빼고 조금 찡그린 채 웃는다. 살 찢어졌으려나?) ...아프네, 골라도 하필 얼굴이야? 그나마 부정당하지 않는 장점인데...하하.
고생이 많네, 단세포 군. (남 일처럼 웃다가 또 따끔해서 아야야...)

메인

 

쿠로이키 야츠모

어, 꼭 얼굴이어야겠는데? 오늘따라 웃는 꼴이 좀 얄미워야지. 아쉬우면 한 대 더 패주고. (반쯤 내팽개치듯이 바닥에 눕혀두고 근처에 주저앉는다. 팔인지 다리인지, 희미한 떨림이 멎지 않는다.)
생사람 트라우마 건드는 게 그렇게 좋아? 참나...

 

이치지쿠

(옥상 바닥에 부딪히면서 컥, 하고 곧 몸을 둥글게 말고 끙끙댄다.) ...앗...프잖아...! 아니, 한 대 더 맞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야...아픈 건 싫다고. (뻔뻔하게 이런다. 일어설까 하다가 그대로 그냥 드러누워서 으쓱. 떨리는 팔다리를 가만히 바라본다.)
...하지만 궁금하잖아? 언제 화내는지, 왜 화내는지, 뭘 원하는지... (하하하, 웃다가 마지막엔 아파서 한숨이 된다. 아 진짜 아파.)
네 반응은 좋아. 만족했어. 잠시간은 조용하게 있을게? (뭐, 그렇다. 그거지. 심술도 있고. 난 그렇게 좋아하기만은 못하는데 말야, 그런? 진짜 조용할지는 본인도 모른다...)

 

쿠로이키 야츠모

화내는 지점을 알아서 어디에 쓰려고. 그게 그렇게 궁금해? 내가 너 안 잡았다면 그대로 땅에 처박힐 뻔했어, 미친 새끼야... (그제야 몸에 힘이 풀린다. 결국 옆에 같이 드러누운 꼴이 되었다.)
그러는 너는 언제, 왜 화내는지 하나도 모르겠거든. 이렇게 나왔으니 너도 각오하는 편이 좋을 거다~... 원래 이런 건 쌍방이어야 해. 알지?

 

이치지쿠

에? 그건 싫어, 응, 안 알려줘. (애도 안 쓸 억지 시작. 한번 굴러서 멀어진다.)
그런데, 어디에 쓴다기보다 말야... (수집벽이겠지 슬슬. 차고 아프네에...) 너야말로 내가 화낼만한 거 알아서 뭐에 쓸 건데?
응, 아마 괴롭힘이거나 보복이거나 하겠지? (생각하면서 누운 채 팔짱 낀다.) 납득하기 쉬운 이유가 필요하면 나도 그런 거라고 해도 되는데...

 

쿠로이키 야츠모

그야, 나만 모르면 지는 기분이잖냐? (생각보다 별거 없다. 굴러서 멀어지는 거 발길질하더니 다시 붙잡는다.) 누가 일방적으로 나에 대해 안다며 떠드는 것도 별로고. 치사하게 굴기는.

 

이치지쿠

(발길질 맞아서 아! 하더니 마주 차기 시작하는데...나이 먹고 잘하는 짓.) 치사해서 미안하네요오. 뭐어 그건 나도 모르거든, 화내본 적이 있어야지. 역시 오늘은 약간 미안하니까 응원이라도 해 줄까?

 

쿠로이키 야츠모

그... '저지른 게 있어서 눈치는 보이니 적당히 넘어가 준다' 식의 응원은 또 뭐야? 할 거면 진심이라도 담아줘. (마주 차는 발 피하며 상체 일으킨다.)
화내본 적이 없다고? 희한하네. 역시 조만간 생기게 해주마... ...오늘은 좀 쉬고. 누구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 여러모로.

 

이치지쿠

아니, 너무 어려운 주문이로군. 진심 말이지~...
오늘 조용할 예정인 걸로 봐 줘. (마지막으로 소리내 웃는다. 뒤이어 아, 윽, 입 상처 건드리고 부딪힌 곳 아파서 웃음소리 멎고...) ... (오랜만에 아파서 조용해졌다.)
...저기, 감기 걸리기 전에 내려가자? (제 발로 내려갈 생각이 없는 발언.)

 

쿠로이키 야츠모

...오호라, 무거운 발걸음 끌고 올라와 줬더니 이제는 아래까지 끌고 내려가 달라고? (친절하게 대해줄 생각은 없는 모양. 들어올리는 대신 가운 목 언저리의 옷깃 잡고 질질 끈다.)
이대로 계단으로 가줄까?

 

이치지쿠

(덜렁...켁 소리 난다.) 아, 잠깐잠깐, 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내려갈 땐 스스로 갈 테니까?!

 

쿠로이키 야츠모

(우뚝. 손 놓는다.) 일어서~

 

이치지쿠

(투덜투덜하면서 바닥 디디고 잠깐 비틀한다. 하...빨리 다시 주문해야지.) 네에에, 일어났어~.

 

쿠로이키 야츠모

알아서 따라와~. (먼저 엘리베이터로 쏙 들어간다.)
(문 닫아버릴까 잠깐 고민함)

 

이치지쿠

(아 나쁜 낌새가 느껴진다. 빠르게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서 손잡이 잡고 손짓한다.) 자자, 야츠모 군, 돌아가자~? 따뜻한 집으로 가자~?

 

쿠로이키 야츠모

따뜻한 집? 아아, 춥구만~ 추워~ 신년에도 누가 처들어올까 긴장하며 밤을 보내야 한다니, 마음이 너무 추워졌어~ (닫힘 버튼 누르고 아래로...)
원한 좀 덜 사면서 살아라?

 

이치지쿠

뭐어... (말꼬리 흐리고 빙긋...) 그건 내일의 나에게 맡겨둘까나...응, 잘 부탁해?

 

쿠로이키 야츠모

잘 부탁한다, 제발!

메인

 

Story

새해의 새벽도 어째 조용하지가 않습니다.
약간 변한 과거에는 만족했을까요? (이치지쿠는 오히려 아쉬워했지만...) 적어도 한 명 분의 죽음은 덜어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대신 이치지쿠가 죽을뻔했지만...)

메인

 

Story

3년은 생각보다 길었던 모양입니다. 2014년이 기대되네요... (정말.... 이치지쿠야 제발...)
END!!! HAPPY NEW YEAR!!!

 

 

 

엔딩 ㄹㅇ 이거되서 웃기고요

DALB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