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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9번째 沒理解
W. 시라사비
KPC 大海原九
PC 黒粋奴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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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천천히 눈을 깜박입니다. 시야가 푸르게 물듭니다.
유리 속에서 멈춘 물이 만드는 소리는 고요합니다.
옅은 레몬 향이 물비린내와 섞입니다.
당신은 폐장된 아쿠아리움에서 수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세상의 멸망에 대해서 다들 말도 많은 세기말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날 눈을 뜨니 끝이 나 있었다는 이야기는 삼류 만화에서도 나오지 않았을 텐데,
당신의 세계는 어느날 갑자기 끝나고 말았습니다.
역시 아쉽게도 지구가 쩍 반으로 갈라지는 듯한 종말은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은 연명치료를 받듯 척박한 땅 위를 기어가야만 했습니다.
종말 이후 거처를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던 당신은 도시 외곽의 작은 마을에 도착합니다.
높은 폐건물이 하늘을 가려 늘 한밤처럼 어두운 풍경.
치안이 나쁘다고 소문난 구역입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다는 괴이 현상이 마을의 분위기를 어지럽히고 있다나요.
새로운 병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떠한 전조나 증상은 없습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반드시 ──를 찾아 ──려는 행동을 취합니다. 그렇게 ──한 마을 사람이 벌써 ──명째라고 하네요. 게다가……
그러고 보면.
관리할 사람도 없는데 바닥에 물고기 주검이 없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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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텅 빈 수조는 한없이 파랍니다. 언젠가의 하늘 같습니다.
종말 이후, 줄곧 붉기만 한 하늘에 떠오른 해를 센 지도 2년. 당신은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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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멸망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따지는 것은 그리 현명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1년을 살려두려 노력한 사람을 싹 잊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벌써 2년 전입니다. 살아는 있는지 모르겠네요.
숨 쉬는 게 불편하게 느껴질 무렵, 수조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비칩니다.
뒤돌아보기 전 유리 위에서 먼저 시선이 맞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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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어느 날, 당신의 세상이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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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폐장된 아쿠아리움의 텅 빈 수조 앞, 물결 때문에 일정하지 못한 상, 울리는 걸음. 자연스러운 일인 마냥 그는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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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그리고 아무 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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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야츠모에게 남겨둔 말은 아무것도 없던 것처럼.
이름을 부르면 이치지쿠는 시선만을 돌려 당신을 보고 대답합니다.
info
ERROR
하지만 나의 삶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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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누구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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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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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할 말은? 그게 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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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처음 보는 상대에게야 당연히 그것부터 물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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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어쩐지 빤히 보기에 유명인사인가 싶어서 물어본 건데요. 혹시 이런 세상에서도 누구나 알 정도의 유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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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심호흡 후 고개 두어번 끄덕인다.) 으~음. 이번에는 또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그렇게 나오는 건지, 내 쪽에서 더 묻고 싶다는 건 알지?
'처음'? 혹시 그새 다른 호적이라도 파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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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호적이라니, 요사이는 유명무실해진 이야기를 하시네요. 복장은 그렇게 안 보이는데...하긴 요즘 멀쩡하게 입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나. 공무원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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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니. (표정이 풀린다. 풀어진 건지, 놓아버린 건지.) 아무리 그래도 공무원은 아니지...
지나가던 사람 쯤으로 생각해도 좋아. 직업은 중요한 게 아니니까. 이런 세상에서... ...그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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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래요. 저한텐 중요하게 느껴지던데. (시선을 돌려서 수조를 들여다본다.) 위험한 일 하는 사람은 싫어요. 무슨 원한이 있는지 쫗아오고 귀찮게 해서, 아픈 꼴을 당했으니까. 누구나 흉터니 붕대니 해서 구분이 안 가 싫네요.
선생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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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흐음, 그래? (수조 벽 짚는다.) ...누구나. 이쪽은 옛적부터 하고 다녔으니 좀 구별해줬으면 하는데. 선생님이라고? 너야말로...(선생으로는 안 보이는데... ... 이건 그간 가졌던 인상에 의한 색안경인가? 됐다.) ... 여긴 어쩐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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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이덴티티라고 하는 거죠, 그건 중요하겠네요. (수조에 진 그림자에 한번 바라봤다가 다시 물그물을 본다. 미소.) 잃어버린 게 있어서 찾고 있었어요. 밖에는 통 없길래.
그것만 찾으면 돌아가려고 해요, 이런 곳. 아무것도 없고. 그게 더 좋다는 사람도 꽤 있지만. 옛날에는 물고기도 사람도 가득 차 있었다는데 정말일까요.
黒粋奴藻
잃어버린 거라... (텅 빈 건물 내부를 눈동자가 훑고 지나간다.) 아쿠아리움 정도는 와 봤을 거 아냐. 설마 처음인가? ... ...잠깐, 기억이라도 잃었다던가. 아니지?
大海原九
(잠깐 희멀건 시선이 닿았다가 만다.) 사진과 기억으로는 있어요. 개념값이죠. 아세요? 에피소드 기억과 의미 기억은 서로 별개로 저장되기 때문에 한쪽만 잊을수도 있다는 건데, 둘 중 하나만 잊어야 한다면 어느쪽이 그래도 나은 쪽일까요?
(한쪽 입꼬리만 올린다.) 어느쪽이든 마침 이런 세상이라 다행이죠. (내리고,) 기왕 아는 김에 아쿠아리움 묘사나 해 줘요. (뻔뻔하다.)
黒粋奴藻
뻔뻔한 구석은 어째 변하지를 않는데. (혼잣말 치고는 소리가 크다.) 뭐, 여기에 사람도 물고기도 가득한 이미지...겠지, 대체 뭘 묘사하라는 거야? (유리 벽 기대고 비스듬히 선다. 양 팔은 팔짱을 껴, 나름 고뇌라도 한다는 듯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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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그 전에. 말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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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혼잣말에 잠시 의아한 듯 빤히 응시하다가) 제가 가르치는 학생도 그렇게까지 성의없이 말하진 않는데요. 혹시 생전 국어 성적이?
...실례, 멸망 전 국어 성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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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음? (옆 돌아본다. 덕분에 등이 유리 벽에서 떨어진다.) 끝내줬지... 좋지 못한 쪽으로. 그 부분은 이미 질리게 한 소리 들었고, 내 묘사에 불만 있어?
大海原九
전혀 연상이 안 되는데요, 사람이나 물고기가 가득 찬 아쿠아리움이 어떤 곳인지. 살아남은 책은 보면 사진보다 생생할 때도 있던데. 실은 폐장 이후에나 가본 거죠, 아쿠아리움?
黒粋奴藻
... ... (순간, 정수리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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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지, 아쿠아리움이라는 건. 벽 너머의 물이라던가, 푸른 조명이라던가, 떼 지어 헤엄치는 물고기라던가.
심해랑 비슷하지만 좀 달라. 기본적으로 관상에 목적을 뒀으니, 보기 좋은 걸 위주로 전시해. 게다가 덕분에 구경하러 찾아온 사람들도 많지. 이건 확실히 다른 포인트인가? 적어도 외롭지는 않잖아.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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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수조에 머리를 가볍게 콩 대고 조용히 있다가 흐음, 한다.) ...그건 좀 낫네요. 도중에 어쩐지 냉소적인 의견도 섞여 있는 것 같지만. 외롭지 않다는 게 포인트였던 모양이지. 어떤 의미로 현실적이군.
(그리고 고개를 까닥이며 대답한다.) 생각해 보니 아까 말 놓으라시길래.
신기하네요, 존대는 누가 들어도 좋아하던데. 늘 막내였기라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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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내가 느껴온 감상을 그대로 말해줬을 뿐이야. (다시 등 붙여 기댄다.) ...꼭 윗사람에게만 듣는 건 아니지, 역으로 아랫사람에게도 꼬박꼬박 존대 써주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난... 그거네. 그저 내가 격식을 덜 차리는 편이고, 주변도 비슷했으니까.
그리고, 그게 익숙해. 이제 와서 선 긋는 느낌 받기는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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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그래 보여. (가볍게 동조한다. 빈 수조의 크기를 재듯 천천히 사방을 보다가 고개를 떼고 바로 선다.) 아까도 그렇고...
꼭 언젠가 본 것 같이 말하네, 어디...청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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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묵묵히 앞을 응시한다.) ... ... '말해줄 기분이 아니다.' 조금 더 너의 방식으로 말한다면, '맟춰 봐.'
大海原九
그럼 아는 사이겠군. 솔직히 말해서, 예전에 안면이 있던 것처럼 구는 사람 중에서는 손 꼽을 정도로 신사적이네요. 죽일 생각은 없어 보여서 안심했어. 아픈 건 싫단 말이지.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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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죽일 이유가 없지... ...너, 새삼스럽지만 원한 하나는 기가 막히게 쌓고 다닌 모양이군. (이쪽 역시 두 발을 지면에 붙이며 똑바로 서고, 고개만 돌려 바라본다.) 무슨 사이었는지 짐작은 가?
구면이라는 걸 밝혔다. 이름 정도는 불러도 상관 없지?
大海原九
(빙긋 웃고, 그대로 눈썹을 찌푸리고 고개만 기울인다. 언뜻 조소다.) 사람이란 세상이 어떻게 되어도 이전의 삶에 구애되는 동물인 모양이지, 솔직히 이유를 모르는 원한은 불쾌해. (곧 부드러운 미소.) 무섭다고 해도 되겠죠. 이젠 상관없지만.
무슨 답을 해도 오답을 고르게 될 것 같은 문제를 푸는 취미는 없으니 똑같은 걸 물어야지. 무슨 사이였는데? 라고. 편하게 불러. 그럼 난 어떻게 부르면 되지? 선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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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야 불쾌하겠다만, 그건 네 기억의 문제도 있지 않냐? 일방적으로 잊혀진 쪽도 꽤 불쾌하지 않으려나. (옆으로 까딱인다.) 무서운 건 별수 없지만서도.
아무튼, 그런 이유로 내 쪽에서도 먼저 알려줄 마음은 들지 않으니 일단 패스-. (한 손 내민다.) 2년만이네, 오오우나바라. 이쪽 이름은 쿠로이키 야츠모. 좋을대로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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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원한을 가지는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마음 써줘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요즘 세상에는 이전 시대에서 당연히 가져야 할 친절이라고 가르치던 덕목도 그리 흔하지는 못할텐데. (손을 물끄러미 보다가 가볍게 맞잡는다.) 네, 쿠로이키.
ERROR
가볍게 맞잡은 손은 매우 차갑습니다. 아까 기댔던 수조와 같은 온도로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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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정말로 기억을 잃은 건가? 상대다 상대이다 보니, 지울 수 없는 의심과 함께 묘한 기분이 듭니다. 만약 진짜라면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군요.
大海原九
(자연스레 손을 푼다.) 그런데, 너는 어쩌다 이런 곳에?
지금 보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먼지 쌓인 곳인데.
黒粋奴藻
(풀려나간 손을 향해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지만, 빠르게 거둔다.) 글쎄, 떠돌다 보니 닿았다?
아무것도 없지는 않지. 우선, 너를 여기서 마주쳤으니. 찾는 게 뭔데?
大海原九
요즘에 어울리지 않게 관광이라도 하는 어투로군. (잠시 빤히 응시했다가 다시 수조 바닥을 내려다보듯 고개를 약간 숙인다. 1층까지 이어진 듯 깊다.)
일단은 휴대폰이야. 원래 두 개였지만, 기록된 번호가 달라서 둘 다 가지고는 있었지. 하나가 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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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덩달아 아래를 내려다본다.)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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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잠시 대답이 없다.) 물건을 하나 잃어버린 사람이 두 번 세 번 잃지 말라는 보장은 없고.
그렇지 않아도 찾는 게 있을 수 있지. 안 그래?
ERROR
1층까지 연결된 높이 5m의 대형 수조입니다.
물 속에서는 고래상어 한 마리가 느리게 아랫층과 윗층을 번갈아 가며 헤엄치고 있습니다.
언뜻 유리벽 너머로 아래층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大海原九
먹을 것도 없이 안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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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사료를 줄 사람이 없...겠지. 하긴, 말마따나 이런 상황에서. 그것보다는 남은 어류가 있었다는 게 더 놀라운 건가? (그럼 다른 곳은? 자연스레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벽면 수조로 시선이 닿는다.)
너, 하나 잃어버렸다고 했지? 다른 휴대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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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이상하게도 수조의 유리벽에 신문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몇 개는 얼마 전에 붙인 건지 물기가 아직 남은 것도 있습니다.
수족관 앞에는 이름 모를 물고기의 주검들이 널부러져 있어 살이 썩는 냄새가 저쯤에서 희미하게 풍겨옵니다.
희번뜩 떠오흔 물고기의 눈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마치 원망하는 듯한 시선입니다. 야츠모, 이성 판정.
黒粋奴藻
cc<=60 이성체크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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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이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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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조용히 주머니에 넣고 있던 손을 들어 핸드폰을 살짝 보여주고 다시 집어넣는다.)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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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한순간 눈 질끈 감았다 뜬다.) ... 넣지 말아 봐. 번호 목록 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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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잠깐 생각하듯 고개만 기운 채 빤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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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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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확인할 게 있어.
大海原九
그렇게 말하고 반 쪼개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러나 짧은 침묵 후 어쩐지 미소짓는다.) 상관없겠지, 그건. 그래, 좋아. (다시 핸드폰을 꺼내 번호 목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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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손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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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신기한듯 보다가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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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자신의 번호가 있는지 목록 쭉 내리며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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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상당히 알기 쉬운 번호 리스트입니다. 그야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나 당신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黒粋奴藻
잃어버렸다는 쪽인가... ...자. (허튼 짓 할 생각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양, 빠르게 돌려주려 휴대폰 다시 내민다.)
(그리고 직전에 확인한 수조로 다가간다. 웬 신문지...)
大海原九
(핸드폰을 받아들고 심심한 목소리로,) 실없는 짓을 하네. 신문을 볼 거라면 비치된 쪽이 읽기 쉬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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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걸 확인하려는 게 아니잖아... (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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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신문지를 하나 뜯어내자 틈새 사이로 언뜻 붉은 것이 시선을 잡아챕니다. 금붕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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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눈 가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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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야츠모, 관찰력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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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cc<=65 관찰력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5 > 85 >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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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뭐지?
(마저 뜯어본다.)
ERROR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하얗게 부유하는 덩어리입니다.
처음에는 해파리,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문지를 다 뜯어내자 당신은 흐물하게 녹은 사체와 마주합니다. 검은 머리카락, 붉고 긴 옷자락, 얼굴은 당연히 알아볼 수 없습니다.
눈구멍에서 흘러나온 안구가 저 물결 위에서 둥둥 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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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꺾인 손발은 유리에, 당신의 눈앞에서 몇 번이고 부딪힙니다. 툭, 툭...
도와달라는 것처럼 느껴지는 노크 소리. 이성 판정입니다.
黒粋奴藻
cc<=59 이성체크 (1D100<=5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8 > 18 >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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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이성 -1.
大海原九
(언제 왔는지 바로 뒤에 선 채 미묘하게 웃는다.) 딱 맞지는 않네. 불편했을 거야. 성급하구나.
黒粋奴藻
(하아, 들으라는 듯 한숨.) 딱 맞지 않아? 또 무슨 소리야? 죽어도 저런 꼴로 남는다니, 신문지는 배려인지 뭔지.
大海原九
그야, 배려인 게 틀림없지. 누구라도 저런 꼴은 그다지 보이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도 않을 텐데. (발치의 신문지를 주워 다시 벽에 붙인다.)
설령 이지가 없는 것이라도, 그렇기 때문에 되려 애도할 수는 있는 법이고...
조금 도와줘. 어차피 한가하겠지?
黒粋奴藻
참나. 잘도 부려먹네. (다 젖어 우그러진 신문지 주워 유리벽 위에 붙인다. 어째 작업을 반복하는 내내 말이 없다.)
大海原九
손이 하나 더 있다면 그냥 놀리는 것보단 같이 하는 쪽이 단연 낫지 않나? 잠깐, 그건 저기에 붙여. (간간이 시시콜콜한 말을 내뱉다가 마지막 한 장이 붙어 다시 벽면이 가려진다.)
(끝났다는 듯, 손을 가볍게 탁탁 털고 나서.) 기분이 별로 같네, 쿠로이키.
黒粋奴藻
떼어낼 때는 금방이었는데...
...방금 그 광경을 보고 기분이 좋다면 그쪽이 이상한 거 아닌가. (물기를 튕겨내듯 털어내며 스탬프 테이블로 향하다,)
... ... ... 좋을대로 불러도 된다고 한 말 취소. 야츠모라고 부르도록!
大海原九
이 세상에서 고작 그런 걸로 이상함을 판별할 수는 없지 않나? (벽에 붙은 신문지를 빤히 바라보다 시선만 쫓아간다.) 너는 오오우나바라로 부르길래 맞춰준 건데.
ERROR
철제 테이블 위에는 고래상어 모양 스탬프와 잉크판, 그리고 누군가의 외투 한 벌이 있습니다.
종이는 없으니 손등에라도 찍을까요?
黒粋奴藻
무뎌지는 한이 있어도 최소한의 반응 정도는 할 줄 알아야지. 아니, 그런 의무감 없이도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다가... ... (한 손으로 스탬프 집어 제 왼쪽 손등 위에 찍어본다.)
ERROR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귀엽게 웃고 있는 고래 상어 캐릭터가 손등 위로 남습니다. '어서 오세요!'
黒粋奴藻
...
호칭이라는 거, 꼬박 1년정도 되는 시간동안 불리면 일종의 불문율이 되어버리거든. 알아? (다시 내밀어보라며 손가락 까딱인다.)
大海原九
몰라. 같은 곳에 오래 있지 않아서. (이 녀석, 정말로 관광 온 건가, 하는 듯한 시선이 물끄러미 머물렀다가 만다. 잠자코 손을 내민다.) 그래서, 오오우나바라에 야츠모?
黒粋奴藻
(내밀어진 손 끌어당겨 같은 위치에 스탬프 찍어준다.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웬 고래상어가...) 뭔가 덧붙이는 게 좋겠는데. '-군'이라던가. 이름만 불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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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예전에 그렇게 불렸나 봐. 이상한 곳에서 섬세하군, 붕대는 패션이라고 했으면서. (캐릭터는 비교적 마음에 든 듯 손등을 짧게 빛에 비춰 보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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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섬세한가? 난 모르겠던데. 누구 덕분에 단세포니 뭐니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말야... (테이블 위의 외투 들어올려 빈 손으로 주머니 뒤적거린다. 그러다 문득,) ...붕대 얘기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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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외투는 낡은 군청색 코트입니다. 누구 걸까요? 그러고 보면, 이 수족관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누군가 억지로 연 뒷문 덕분이었죠.
어쩌면 선객이 있었을지도요.
외투 주머니 속에는 둘이 도착한 이 마을의 지도가 들어 있습니다.
어째선지 물 공장의 위치에 붉은 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main
黒粋奴藻
내 질문 들었어? (지도 확인 후 대충 접어 바지 주머니에 구겨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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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붕대? 아까 말했잖아. '전부터 하고 다녔던' 이라고. 그럼 패션이겠지. 아니면 그 아래는 화상인가?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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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 그래. (묘하게 들뜨듯 높였던 목소리가 확 가라앉는다.) 화상은 아니지만 비슷해, 흉터 같은 것들이 남아있는 편. 이제는 좀 덜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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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야츠모, 행운 판정.
黒粋奴藻
cc<=55 행운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1 > 41 >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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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그러고 보면 표시 위로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의 날짜가 쓰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도 뒷면에는 뭔가, 그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굉장히 끔찍하게 생겼었죠. 미처 못 보고 접어 넣은 거지만, 안 봐서 다행이라는 기분만 듭니다.
main
大海原九
뭘 하고 다녔길래 그렇게 많이 다쳤지? (어쩐지 웃음소리다.) 아하, 내가 할 말은 아니로군. 흉터라는 건 원래 없이 태어나는 거라며? (그리고 느리게 계단을 향해 걸어간다.)
왠진 모르겠지만 너무 실망하진 마. 나는 여기에서 내가 찾던 걸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그럼 너도 아마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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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까야 직업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중이다만, 그것도 맞춰볼래? ... (이쪽은 앞서가는 이를 따라잡기 위해 걸음이 빨라진다.) 들으면 분명 재미있어 할 걸.
그리고... (여기서는 조금 망설인다.) 내가 찾는 게 뭔 줄 알고.
大海原九
그야 나는 모르지. (계단 앞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아주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없는 걸 찾는 인간은 없어. 없는 건 찾으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 인간은 얄팍한 생물이야.
그러니까 희망고문이라는 말도 생긴 거겠지만.
...먼저 내려가겠어? 나는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계단 아래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직업은, 그럼 야쿠자로.
main
ERROR
그러고보면 이치지쿠가 잃어버린 물건이라는 건, 계단 구석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3층에는 없는 모양입니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건 좀 아쉬운 일이군요.
黒粋奴藻
(어느덧 옆에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야쿠자라니, 그런 성의 없는 답변을. (머리 위에서 머물던 손이 수직으로 내려오더니 등을 가볍게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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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잃어버리다 못해 완전히 사라진 건? 그걸 찾으려는 것도 희망고문인가? (왜? 먼저 가라는 말에는 의아하다며 고개 기울인다. 이미 한 계단 내려간 발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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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잠시 균형을 잃은 듯 휘청이더니 난간을 잡고 혀를 찬다.)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해 주자면, 다리가 별로 좋지 않거든? 계단에서 위험한 짓은 삼가 줬으면 좋겠어. (먼저 가라는 이유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잠시 가느다란 시선이 고갤 돌려 응시한다.)
그건 네가 기약 없는 일에 꺾이지 않을 인간이라면 단순한 희망이 되겠지. 세상사가 그런 법이지, ...야츠모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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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 기약 없는 일에도 매달리면서, '어째서 아무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까-' 라며 우는 소리 하는 타입이 아니기는 한데, (참고로 연기 부분은 가성이었다.) 어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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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잠시 높은 천장 본다. 고개 숙여 계단 보고, 이번에는 돌아서 상대를 보고, 한숨 한 번 쉰 뒤, 등 보이며 무릎 굽힌다.) 좋아, 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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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뭔가의 흉내인가, 그거? (가성에 한쪽 눈썹만 들고 내려다 보다가, 업히기는 사양도 않고 업혀선 "뭔가 탑승감이 좀." 같은 소리나 내뱉는 것이다. 탔다는 듯이 어깨만 가볍게 친다.)
그보다 그 반응은 뭐야? 기껏 도와줘도 한 소리 들을 거야, 너. 자주 이런 일 겪지 않았어? 분명 도와줬는데 잔소리를 듣는다거나 말이지. 요즘이라면 잔소리로 안 끝날 것 같군. (등 뒤에서 시끄럽다.)
黒粋奴藻
네~네, 시끄럽기도 여전하군. 그만한 시간이 지났으면 좀, ... (잠시 말이 없다가) ...여기서 내려버린다. 놓고 내려가? 진짜?
大海原九
싫다, 야츠모 군. 책임감이라는 단어 알아요? (어깨를 꼭 잡는다.)
main
黒粋奴藻
책임? 내가, 댁을요? (계단 쭉 밟아가며 2층으로 향한다.)
大海原九
한 번의 작은 일에도 중요한 법이잖아, 그런 건.
main
ERROR
2층입니다. 3층보다 조명이 어두운 것 같습니다.
main
ERROR
3층은 좀 외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해파리라 그런가, 아직 살아 있는 것들이 어두운 배경 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은 아름답게도 비칩니다.
main
黒粋奴藻
여긴 뭐가 더 많네... (내리라는 말 대신 다시 무릎 굽혀 땅에 발이 닿도록 한다.)
大海原九
3층은 뭔가를 많이 둘 수는 없어. 물은 무겁지. (자연스레 내려서서 다시 수조를 바라보고 있다.)
黒粋奴藻
또 뭘... (계단 옆으로 이어지는 길다란 벽면의 수족관 본다.)
ERROR
보름달물해파리만이 가득 찬 수조입니다. 유리에 손자국 모양의 핏자국이 나 있는 것을 빼면 다들 건강하고, 오히려 생명력이 있어 보입니다.
大海原九
역시 이건 너무 큰걸. 안되겠어.
黒粋奴藻
(괜히 제 손바닥 펼쳐 내려다본다.) ... 너무 크다니? 보통 아쿠아리움에 있는 수족관이 다 이렇지 않나.
大海原九
(유리에 붙은 핏자국을 닦아내듯 문지르다 말고 내린다.) 그게 약간의 문제지. 수조가 제일 많은 곳은 여기인데, 하나같이 너무 크니 다들 헛걸음을 하는 거야.
黒粋奴藻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건지 도통 모르겠다. 다들 수조를 찾아? 그럴 이유가 있어? 모르는 새에 집에서 물고기 키우기라는 유행이라도 돌았냐? (벽면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
大海原九
이 마을에선 모두 수조를 찾아. (문득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온 지 얼마 안 된 모양이지. 너도 나도 지각생이로군.
물고기 같은 걸 키울 여유는 없지. 회귀본능이야.
돌아가야 하는 곳이 있거든, 야츠모 군.
main
黒粋奴藻
꼭 수조 안으로 돌아가겠다는 말로 들리는데. 세계가 망했다고 다들 제정신이기를 포기한 모양이지. (그 뒤로 맞장구치듯 들리는 웃음소리는 반쯤 자조가 섞여있다. 2층의 스탬프 테이블로 다가간다.)
main
大海原九
제정신이 뭐야?
ERROR
철제 테이블 위에는 해파리 모양 스탬프와 잉크판이 놓여져 있습니다. 역시 종이는 없습니다.
main
黒粋奴藻
제정신이 뭐냐고? (태연하게 3층에서 찍은 고래상어 옆에 마저 찍는다. 당연하다는 듯 손 내밀라며 돌아보는 것 까지.)
main
大海原九
기왕 온 김에 도장이라도 남길 생각인가 봐, 넌. (역시나 별 말 없이 손등을 내민다.)
ERROR
역시 나란히 스탬프가 찍힙니다. 귀여운 해파리 캐릭터입니다. '즐거우신가요?'
main
黒粋奴藻
(역시나 바로 옆에 찍어준다.) 좋잖아, 관광 온 기분도 내고. (다른 목적이 있는 게 분명했지만 구태여 언급하지 않는다.)
main
黒粋奴藻
-해서 말인데, 제정신인가. 확실히 네게 할 말은 못 됐어. '내 기준의' 제정신으로 정정할까. 그렇게 치면 너도 분명 이해해줄 텐데 말이야, 기억만 남아있었다면. (다시 계단으로 향하던 와중, 앞에 놓인 수조를 발견한다.)
main
ERROR
잠시 행운 판정합니다.
黒粋奴藻
cc<=55 행운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실패
main
ERROR
딱히 걸리는 것은 없네요. 눈앞의 수조 속에서는 꽃모자해파리들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마치 물 속의 꽃잎 같습니다.
수조와 스탬프 테이블 사이의 공간에는 어째선지 질질 끌린 자국이 있습니다. 계단까지 이어진 모양입니다.
大海原九
세상이 이 꼴이 나고 2년이나 흘렀다고 하는데, 여전히? 그건 또다른 이상함이군. (역시나 자연히, 또다른 수조로 시선이 옮겨갔다가 돌아온다.)
그나저나 자꾸 기억 얘기를 하는구나, 너.
main
黒粋奴藻
(자연히 자국 따라 계단까지 걸어간다. 아주 느릿하게.) 왜, 싫은가?
大海原九
그야 들어보니 이전의 내가 딱히 괜찮은 성격을 하고 있진 않은 모양이길래. 안 그래? 뿔뿔이 흩어져있는데 무슨 연이 그렇게 많다고 벌써 몇 번이나 심한 꼴을 당했는지.
대부분이 '그나마 다행'이라던데. 넌 동의하지 않는 모양이야.
ERROR
느릿하게 걸어가다 보면, 진행 방향에 걸친 수조가 하나 더 눈에 뜨입니다. 뭔가 끔찍한 형체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黒粋奴藻
그건 딱히 부정할 마음도 안... ...잠깐. (미간 찌푸리며 내부를 확인한다.)
ERROR
수조 안에는 기묘한 각도로 구겨져 녹아가는 익사체가 있습니다.
스스로의 몸을 얼싸안은 채, 하나의 덩어리처럼 굳은 시체는 얼핏 여름 도로에 눌러붙은 젤리 같기도 합니다...
야츠모, 이성 판정.
main
黒粋奴藻
cc<=58 이성체크 (1D100<=5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main
ERROR
이성 변화 없음.
자세히 살펴 볼 수 있습니다.
黒粋奴藻
(후, 차가운 숨을 빠르게 두어번 뱉어낸 후 사체를 살핀다. 상태라던가, 소지품 같은 것들.)
ERROR
시체는 마치 다급히 들어간 듯 축축한 겉옷과, 주머니에 들어 있던 젖어 눌러붙은 메모장 등이 같이 구겨져 있습니다.
물에 푹 젖어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많이 없지만, 딱 한 장.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에 돌아가야 한다. ──만이 안식이다.
물결.]
...잠시 머릿속에 자살이라는 단어가 스칩니다.
아니, 보세요. 웃고 있지 않나요?
마치 갓 세탁한 이불에 드러누워 꿈나라에 빠지기 전의 사람처럼.
大海原九
...아아...
이건 너무 딱 맞는군.
불편했을 텐데, 급했던 모양이지.
黒粋奴藻
...야. (뒷목 셔츠 카라를 잡아당겨 멀리 떨어뜨린다.)
大海原九
(쭉 잡아당겨진다.) 뭐야, 야츠모 군. (그리고 가느다란 눈.)
...지금도 내 성격이 아주 편하진 않은 모양인데도 '옛날이 낫다' 면 너는 혹시 마조히스트 성향인가? (순수하게 궁금한 듯한 목소리로 묻는다.)
main
黒粋奴藻
'낫다'느니 어떻다느니, 그런 얘기가 아니라니까... 지금이 수조 품평이나 할 때야? (가볍게 혀 찬다. 손 털고, 계단 앞에서 이번에는 계단과 이치지쿠를 번갈아 본다.)
골라, 1, 2. (당해봐라.)
main
大海原九
그럼 수조 품평 말고 뭘 하는데? 중요한 일이야, 그건. 알아보기도 쉽지 않고 말이지, ... ... (걸음을 걷다가 고개만 기울인다.)
제시문도 안 주고 고르라고 하다니...? (남이사.)
main
黒粋奴藻
골라. (눈 깜박.)
大海原九
네가 애야?
黒粋奴藻
그런 걸로 하지.
main
大海原九
(어이없어하는 듯 시선 다른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바라본다. 약간 웃은 것 같기도 하고.) 둘 다.
main
黒粋奴藻
뭐? 그건 좀 힘든데... (아쿠아리움 내부에서 마주친 이레로 처음 보이는 당황한 낯이다.)
main
大海原九
문제 내가 냈어? 네가 냈지. (마냥 대답 종용하듯이 빤히 바라본다.)
黒粋奴藻
그-으래...... (한 팔로 허리를 끌어안나 싶더니, 그대로 제 어깨 위에 얹듯이 들어올린다. 그렇다. 결국 또...) 1, 그대로. 2, 좀 다른 방식으로 안아올려 줄까 싶었는데, '둘 다'라니까 뭐. 제일 익숙한 걸로.
main
大海原九
(거의 짐짝처럼 실린 채 눈을 깜박이다가 뒤집어져 약간 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토할 것 같은데'... ...
main
黒粋奴藻
하던가? (안 봐준다.)
main
大海原九
... (야츠모의 등에서부터 거꾸로 짚어 상체를 세우고, 어깨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다.) 토해도 상관이 없다고? 그래도 괜찮을 정도로 내가 좋은 모양이지. (아까 '차라리 지금이 낫긴 하다'는 말은 잊기라도 한 마냥...)
黒粋奴藻
그래, 그것도 그런 걸로 하자. (그리고 그 상태로 계단 턱턱 밟아 내려간다.) 말해두는데, 기억이 사라지던, 뒤바뀌던, 어떻든 간에 네 성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거든. '더 낫다'는 말이 우습지. 그건 중요한 게 아니래도.
main
大海原九
그러니까... (뭐라고 말을 하려다 혀를 씹을 뻔 해 입을 다문다. 대신의 항의라도 하는 양 셔츠 뒷부분을 쭉 잡아당기기나 한다.)
main
黒粋奴藻
(여유를 과시하려는 것 마냥 하품이나 연신 하기를.) 기억이 멀쩡해도 사람의 성격은 종종 바뀌는 법이고. 지금 내게 중요한 건, 뭐가 더 낫다, 아니다 이전에. 네가 '누구'냐는 거겠지. (도착했나?)
ERROR
1층입니다. 바로 천장 위로 해저 터널이 보입니다. 진짜 바다 아래는 아니겠지만요.
머리 위로는 색색의 산호와 열대어 떼가 지나다니고 있습니다...누군가 관리라도 하는 걸까요?
하지만 신경쓰이는 것은 그보단 다른 것입니다.
혈향이 어디선가 짙게 풍겨오고 있습니다.
黒粋奴藻
(코 밑을 검지로 막는다.) ...뭐지? 이 불길한 냄새는.
大海原九
그야 당연히 피 냄새잖아? (턱 괸 채 약간 자증내듯이 말한다.)
黒粋奴藻
...그러니까, 그 냄새가 왜 여기서 나냐는 말이다. (짧게 두리번거린 후 해저 터널을 쭉 지나온다.)
ERROR
해저 터널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것은 먼저 뒷문입니다. 그리고, 피 냄새는 그 옆의 프론트에서 강하게 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강렬하게 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프론트에 뭔가가 보이는 것 또한 아닙니다. 1층의 물고기들의 상태에 비해 정리가 안 되어 조잡한 테이블 위로, 수족관 안내 리플렛이 조잡하게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黒粋奴藻
(뒷문을 지나쳐 프론트의 테이블 위부터 살핀다. 물론... 이치지쿠는 여전히 어깨 위에 안착시켜둔 상태.)
大海原九
... (뭐라고 말할까 하다가 걷기는 귀찮았는지 그대로 있는다.) 피 냄새는 오랜만에 맡나 봐?
main
黒粋奴藻
...비교적? 그닥 좋아하는 냄새는 아니네.
main
黒粋奴藻
(리플렛 하나 집어든다.)
ERROR
프론트에 가까이 다가가 보면 파리가 시야를 스치듯 날아갑니다. ...왜 벌레가 있는 걸까요.
黒粋奴藻
...
ERROR
리플렛에 표시된 수족관의 이름은「sign 0」입니다.
main
ERROR
문득 당신은 리플렛 사이에서 메모를 발견합니다. 피로 적은 것 같습니다.
[수조를 찾아 헤매는 자들에게. 이곳에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
[다른 물을 찾아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서 비롯된 붉은 물이 당신을 구제할 것이다.]
黒粋奴藻
... 무슨 의미가 있나? (수족관 이름과 함께 리플렛을 그대로 어깨 위 상대에게 넘겨버리려다, 메모를 발견하고 한참 들여다본다.)
...너, 이거 뭔지 알겠냐?
main
大海原九
(심심한지 다리나 흔들고 있다가 잠깐 눈살을 찌푸리고 메모를 들여다본다.) ...글쎄, 첫번째는 알 것 같지만.
두번째는 모르겠군. 다른 물이라니, 그래선 의미가 없을 텐데?
돌아갈 곳은 하나로 이미 정해져 있어.
黒粋奴藻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너야말로 국어 점수는 높지 않았던가?
大海原九
국어 점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야, 야츠모 군.
'살기 위해 불로 뛰어들어라'.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
의미가 있나? 불가능한 명제인데 아무리 비유를 써도 말이 안 되지.
黒粋奴藻
어째서 불가능하다고 확정짓는 건데? (프론트 너머로 돌아가본다.)
大海原九
그야, 그렇게 정해져 있었으니까 말이지. 사람은 태어나고 언젠가 죽고, 그리고...
누군가는 수조에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ERROR
당신은 온 몸의 피가 빠져나간 시체를 발견합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黒粋奴藻
cc<=58 이성체크 (1D100<=58)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6 > 96 > 실패
ERROR
1D3 (1D3) > 2
main
ERROR
이성 -2.
피부가 뼈에 진득하게 달라붙어 까맣게 문드러져 있습니다.
사인은 과다출혈입니다.
근처에는 식칼이 하나 떨어져 있고, 시체의 가슴에 커다란 자상이 나 있습니다.
상처에 온갖 벌레가 끓고 있습니다. 역겨운 광경일지도 모릅니다.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휴대폰이 점멸하고 있습니다.
main
黒粋奴藻
... (휴대폰 들어올려 켜본다.)
ERROR
구시대적인 전화기입니다. 메모가 하나 뜹니다.
「───가 돌아왔다. 기억을 전부 잃은 것 같다. 다시 만나서 다행이야.」
짧은 일기 같습니다. 배터리 마크가 깜박이더니, 결국 화면이 꺼집니다.
黒粋奴藻
...
'구제'라는 단어 말인데.
결국은 '죽음'인가? 아니면, 말 그대로의 구원?
뭐든 여기서 뭘 찾으라고 말하는지 정도는 알 것도 같고.
大海原九
죽음과 구원은 같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파인가 봐, 야츠모 군. 온 세계의 종교관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그 개념 위에 성립하는데 말이야. 그래서 장례 문화는 발달했지. 누구나 관을 찾아, 수조처럼.
... 아아, 그런 의미에서 아까 네가 보여준 건 실로 사이비야.
그건 아니야. 모두가 찾는 물은 그런 색이 아니라고, 깨끗한 수조야. 인간이 어디로부터 태어났는지 알고 있어?
main
大海原九
듣기를 내 성은...
(잠시 침묵한다.) 하여간 무슨 말인지 알았지?
main
ERROR
야츠모, 지능 판정.
黒粋奴藻
cc<=65 지능 (아이디어)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6 > 86 > 실패
main
ERROR
혼란스럽습니다. 완전히 서로 말이 충돌하고 있는걸요.
main
ERROR
어느 쪽이 맞지? 어느 쪽 구제가 진짜일까?
main
黒粋奴藻
어이, 오오우나바라. (두 팔을 이용해 내내 머리 너머에서 조잘대던 상대를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둔다. 그제야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모두가 수조를 찾는다는 네 말과, 그걸 대변해주는 듯한 이 현상이... 상당히 마음에 안 든다고. 꼭 다들 죽으려고 환장한 것 같아서 말이야. 너, 나름...
...나름, 살아가고 싶어서 힘쓰던 사람 아니었냐? 1년, 하고도 2년. 얼굴을 보든 못 보든 꽤 긴 시간을 알고 지냈는데.
처음으로 널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大海原九
(시선이 부유하다가 돌아온다. 뭔가를 뒤늦게 눈치챈 사람마냥. 입술이 이름을 소리 없이 되짚는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지. 왜 내가 죽으려고 환장한 사람처럼 보이는지 모르겠는데. 회귀본능이라고 말했잖아, 단지 물 속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야.
나야말로 네가 이해가 안 되는데, 야츠모 군. 나에게 있는 정보는 너에 비하면 조금밖에 안 되겠지만.
본래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생물이야. 했다고 착각하고 기뻐하는 거지. 예를 들면... (잘 기억나지 않는 듯 눈을 깜박이다가 만다.) ...그냥 구면이 아니라 잘 알던 사이였나?
이 마을에서는 누구나 수조를 찾는다고 했잖아.
main
大海原九
오늘 온 거지, 너는. 조금 뒤였으면 날 조금은 이해했을 텐데... 하하.
main
黒粋奴藻
저주라도 받은 것처럼... 이 마을에서만 유행하는 전염병인가? 좋아, 차라리 같은 증세라도 겪었다면 덜 외로웠겠네.
물 속에... 그러니까 수조에 틀어박힌 사람들의 말로를 몰라서 이러는 거야? 아니잖아. (3층까지 뻗어있는 중앙의 대형 수족관으로 시선이 꽂힌다.) ...아니잖아. 죽음과 구제가 같은 언어고, 물 속으로 들어가서 이루고 싶은 게 그거라면.
... (프론트에서 출구가 있는 곳으로 방향을 튼다.) 잘 아는 사이였다, 고 나는 생각하고 싶은데, 글쎄다.
ERROR
출구에는 쇠사슬이 몇 겹으로 나 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뒷문으로 들어왔으니까요. 출입구는 열리지 않았었죠.
main
大海原九
cc<=80 지능 (아이디어)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main
大海原九
이 마을에서만? 아마도 지금은. 그래, 그럴 걸. 나중에도 그럴지는 모를 일이지만. 물은 빨리 퍼지지, 야츠모 군. 그렇지 않아?
수조에... ... ... (잠깐 미소.)
main
大海原九
하지만 그럼에도 찾게 되는 것들이 있지. 그렇게 드문 것도 아니지만. 담배니 술이니, 하여간 그렇게 부르고 싶으면 불러도 괜찮아. 저주라고 했던가? 너에게는 그런 게 아무것도 없나 봐.
그건 분명히 기분 좋겠지... ...
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인간도 있다는 걸 너는 알아야 돼. (쓰러져 죽은 시체를 잡고 질질 끌어 대형 수족관 주변을 빙 돌아 계단 방향으로 느리게 걸어간다.) 인간은 약한 동물이라는 걸 말이지. 안 그러면 아마도 또 실패할 거야, 소년.
黒粋奴藻
'또'.
main
黒粋奴藻
(계단으로 이어지며 다시 바닥에 새겨지는 핏자국을 따라 걷는다.) 틀려, 저주나 결점 하나 안고 살아가지 않는 속 좋은 인간은 없어. 네 말대로다, 인간은 약하지. 그래서 뭉치는 거라고. 왜 전혀 모른다는 것처럼 구는 건데...
main
大海原九
(계단을 오르는 속도는 느리기 짝이 없다. 덜컥, 덜컥, 덜컥. 도중에 아주 잠시 멈춰서 응시했다가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덜컥, 덜컥...) '처럼'? 이상한 얘기를 하네. 모른다고 했을 텐데. 데자뷰는 있어. 그게 의미 있는 기억은 아니라고 학자들이 증명한 바 있다는 말을 내가 굳이 해야 할까. 예를 들면 상상친구...
생각해보니 그렇다면 말을 가릴 필요가 없군.
그래, 어쩌면 네가 그럴 수도 있겠지. 지금의 머리로 생각하면 너는 상당히 잘 맞는 타이밍에, 적합한 관계-적어도 우호적인 상대로 나타났으니까 말이야. 방어기제로 봐도 무방할 수 있지. 괜찮은 가설이야. 좀 들어줘, 나도 슬슬 한계야.
main
黒粋奴藻
(마지막 말에 기어코 옆으로 가 시체를 넘겨받고 만다. 정확히는 뺏어왔다고 하는 편이 알맞겠다. 다 죽은 몸뚱아리를 품에 안은 꼴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밖으로 나가자, 오오우나바라. 여긴 아니야.
大海原九
그래, 그래. 내 이성은 아마 그렇게 얘기하고 있겠지. 하지만 혼자서 거기에 죽어 있는 건 가엾겠지? (누군가 죽어서야 일하는 동정심이란.) 우선 수조에는 넣어줘야 해. 알겠지, 사람은 다소 바보같은 행동이라도 따돌림 당하면 슬퍼하는 법이니까. 물론 그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겠지만.
main
黒粋奴藻
... (위층까지 빠르게 계단을 밟아 오르고, 눈 앞에 보이는 빈 수조 앞에서 걸음이 멎는다.)
자의로 죽었을까, 아니면 습격일까.
大海原九
(수조 너머로 빠뜨리려는듯이 밀어본다. 그리 강하진 못하다.) 위치상 자살은 아니라고 하는 게 맞겠지. 왜?
黒粋奴藻
그렇다면 '뺏겼다'고 보는 게 맞겠군. (힘 없이 넘어가준다. 안고 있던 시신을 수조 안에 눕힌다.)
하지만 피가 가득 찬 수조 같은 건 못 봤어.
大海原九
여기에는, 없는 거겠지, 그럼. (만족스러운듯이 수조를 보고 나면 다시 내려가는 계단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
ERROR
1층, 2층, 3층.
그게 휴대폰이건 수조건, 혹은 다른 것이건, 찾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입니다.
계단 아래로 끌려간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아래에서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1층으로 돌아옵니다. 출입구는 잠겨 있습니다.
main
ERROR
하지만 부순다면 열고 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들어왔던 뒷문은 여전히 열려 있을 겁니다.
어느 쪽으로 갈까요.
黒粋奴藻
(신경질적으로 출구 한 번 발로 찬다.)
... (열어볼 수 있을까?)
ERROR
야츠모, 행운 판정.
黒粋奴藻
cc<=55 행운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 > 9 > 대단한 성공
main
ERROR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식칼 말고도, 구석으로 굴러떨어진 비상용 망치가 있음을 눈치챕니다.
출입문은 유리입니다. 본래는 이렇게 드나들면 안 되겠지만, 이제는 보안 회사도 유명무실해진 세상.
비상용 망치로 문 손잡이 부근을 깨트리자 쨍한 소리가 울립니다.
문을 열고 나선 입구 옆 벽에는 검고 질척이는 문장으로 어떤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수조를 찾아 헤매는 자들에게. 이곳에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에게서 비롯된 붉은 물이 당신을 구제할 것이다.〉
아까 보았던 문구입니다.
이 흔적은 안에서 바깥으로 나간 사람이 적은 게 아닙니다.
그 아래에 점점이 떨어진 얼룩과 발자국을 따라가면, 건물을 반 바퀴 돌아 뒷문 방향으로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문 옆에는 수조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사람이 하나 적당히 들어갈 만한 크기입니다.
내부에는 피가 잔뜩 고여 있습니다.
피에 젖은 손자국, 발자국, 흩뿌려진 붉은 물감
군데군데 떠오른 살점과 핏줄들.
누군가 악취미적인 목욕이라도 즐긴 걸까요?
main
大海原九
이건 약간 큰걸...
ERROR
그리고 문득, 당신의 뺨 옆을 바닷바람이 스칩니다.
2. 湐
검은 모래와 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main
ERROR
수평선을 바라보자 마치 세상의 끝 같은 장면이 보입니다.
main
大海原九
아아, 그러고보니...
파도는 아홉 번째마다 크게 밀려온다고 알고 있나? 어쩐지 이것만은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 말이야. 게다가, 이렇게 말하고 나니 알겠어. 넌 절대 몰랐을 것 같아.
main
ERROR
이치지쿠는 한가한 소리만을 내뱉고 있습니다.
그런 목소리를 배경 삼아 문득 파도를 세어 보면 과연,
일곱, 여덟, ... ...아홉.
돌연 큰 물결이 일더니 거품이 발목을 적십니다.
얼어붙을 듯이 차갑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눈 앞에 유리 관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마치 영화의 장면이 바뀌듯이.
무대의 막이 전환되듯이 자연스럽게.
야츠모, 이성 판정.
黒粋奴藻
cc<=56 이성체크 (1D100<=5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실패
ERROR
이성 -1.
main
ERROR
원래 있었는데 몰랐던 걸까요?
main
ERROR
아니, 잘 보니 관이 아니라 수조입니다.
세로로 길고 폭이 좁아 한 사람이 누우면 딱 적당할 것 같은...
그래요, 이치지쿠를 위해서 준비된 것 같은 크기입니다.
당신은 문득 그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소식을 떠올립니다.
휩쓸려 가 버린 사람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유해, 기록,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우리는 그저 기억으로만 흔적을 되짚습니다. 그러한 추모뿐이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입니다.
기억을 되찾으면 제대로 살아가긴 할까, 이 녀석. 혼자서?
info
ERROR
하지만, 언제는 혼자가 아니었던 것처럼.
main
ERROR
문득 본 이치지쿠는 처음 보는 새를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기뻐하고 있습니다.
大海原九
이거라면 딱 맞겠어. 다행이야, 의외로 수족관이라는 곳엔, 그래, 하긴 수조가 잔뜩이니 다들 왔었겠지. 바보같은 짓을 했어. 왜 3층씩이나 올라간 거지, 또.
ERROR
이대로 눕게 두는 게 더 나은 선택일까요? 그야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관 속에는 물이 없습니다. 내가 손으로 떠 주기라도 해야 하는 건가.
main
黒粋奴藻
(주머니에 양손 찔러넣은 채 앞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걷는다. 수조가 점점 가까워지고, 검은 모래가 발에 채인다.)
잘 선택해.
main
大海原九
꼭 나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말하네, 너는. 그건 너에게는 작은데.
(차갑다고 시끄럽게 굴 법한 상황에서 신경도 쓰이지 않는지 발치의 파도만 철벅인다.) 다른 수조라도 본 거야? 이만한 건 여기엔 더이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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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난 들어가지 않아. (수조를 약하게 신발 끝으로 툭, 친다.) 이왕이면 너도 들어가지 않았으면 하지만, 역시 너에게 그럴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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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흠집이 남는 게 약간 신경쓰이는지 시선이 발치로 간다.) 수조에 들어가지 않는다?
(마치 지구는 평평하다는 말을 들은 것처럼 웃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런 건 불가능해. 그러니까...네가 아까 뭐라고 했지? (깜박인다. 잘 모르겠군. 하지만 영문 모를 소리를 하는 사람 앞에서도, 난 오늘 기분이 좋은 것 같으니까. 미소짓는다.) 숨을 쉴 거잖아, 너도.
黒粋奴藻
숨은 쉬지. 그래서 안 된다는 소리다. 너도 숨은 쉬면서 살아가잖아. 인간은...(발 멈춘다.) 물에 잠기면 죽으니까. 이런 간단한 상식도 내가 언급해야 한다니, 너답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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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뭐, 그래. (박수 짝. 경쾌하게 손뼉 마주친다.) 싫어하는 거 두 개 정도만 말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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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잠깐 붕 뜬 침묵.) 아하, 그렇지. 하지만 난 돌아가야 해. 잃어버린 것도 찾아야 하고. 인간이 숨을 쉬지 않으면 죽어버린다고 해도, 영원히 떠돌면서 사는 것과 분명 같은 이치지. 앞으로도 쭉 혼자 수조를 찾아 다시 헤메는 건 고역이야. 또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기분이 들거든. 너는 알까, 상상 친구 군. (여전히 발에 시선을 둔 채 서로 뒤엉킨 논리를 내뱉는다.)
갑자기 이상한 걸 묻네.
그야 당연히, 아픈 거지. 또 하나는, 개려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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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하나, 내 눈앞에서 멋대로 죽겠다고 지껄이는 거. 놀랍게도 이미 한번 해줬지, 아주 화려하게 말이야. 그러고도 꽤 긴 시간이 지났는데, 주기적으로 시원하게 말아먹어 주시는군. 이제 슬슬 돌려줄 때도 됐네, 나도 더 당하는 건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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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멱살 잡아 끌어당긴다.) 너, 설마 이대로 돌아다니면서 호신용으로 무기 하나도 안 챙기고 다녔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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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물끄러미 보다가 하는 말은 "너는 상상친구가 아니로군..." 하는 상황과 맞지 않을 대사다.) 그야, 필요하니 가지고 다녔지만...이런 상황에서 그런 건 왜 찾는 걸까?
비록 내가 찾고 있던 하나는 아직 못 봤지만, 어찌됐건 위험한 상황은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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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넌, 손등에 그런 웃기지도 않은 스탬프 찍어주는 상상친구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빈 손 내민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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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내가 상상친구를 볼 만한 상태라면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상상인지 구분이 어렵다는 말이 되니까, 이상하진 않잖아? (그제야 빈 손으로 시선을 옮기더니, 천천히 주머니 속에서 접은 칼을 꺼내 손에 얹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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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흐응, 그러셔. 아무리 그래도 이제와서 눈치채다니, 너무한데. 그렇다면 복수 겸. (칼날을 빼든다.) 정신 좀 차리라고. (칼 건네준 손을 잡아, 손등이 위를 향하도록 돌린다.) ...그거 알아? (얇은 칼등이 손가락 끝을 시작으로, 위를 차근차근 짚으며 안쪽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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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나는 사람을 죽이는 일만 해왔지, 그 외로 필요한 의료 지식은 하나도 없으니까, 어딜 찔러야 고통만 느끼고 죽지 않는지...그런 건 모른단 말이지. 뭐, 피를 내기 위해서는 이쪽. 어딜 자르면 바로 죽는다던가, 그런 건 대충 알지만.
아픈 건 싫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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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줄곧 무슨 상황이 오든 이곳에 없는 것 같던 눈에 돌연 약간의 현실감이 깃들었다. 손가락이 움찔 튄다.) ...저기, 위험하잖아? 그래. 아픈 건 싫어,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천천히 손목을 빼내려 뒤로 당긴다.)
게다가 죽는 것도 싫어. 무슨 생각이야?
黒粋奴藻
맞아, 정말 맞는 말이야. 죽고 싶은 사람이 있을 리 없잖아? 더군다나 너는... (붙잡은 손에서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자 더욱 힘을 줘 틀어쥔다. 이거야말로 아파하든 말든 상관 않겠다는 건지.)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자, 여기 말인데... (칼의 위치가 손목의 위에 위치하기 시작할 즈음, 움직임이 멎는다.) 동맥이라는 건 참 알기 쉬워. 대충 봐도 위치가 짐작이 가는걸. 너, (내내 뱉었던 말은 실성한 사람이 하는 넋두리와 같았다. 웃음기라는 게 있었다. 문득, 그것들이 전부 사라진다.) 아직도 수조에 들어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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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짧게 윽, 하는 소리. 짜증을 내듯 어깨를 내리친다.) 아프다고! ...뭐야, 너야말로. 그거야 당연하잖아. 나는 여기에, 잃어버린 걸 찾으러 왔고! (그것은 처음에 밝힌 바 있는 이야기였다. '휴대폰이 두 개 있거든.' 그러나 이어서 내뱉는 말은 그와 상이하다.)
그게 지금 저 앞에 있어! (돌연 목소리, 상냥해진다.) 왜 자꾸 묻는 거야. 너도 같이 찾아줬잖아, 야츠모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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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병인지 뭔지, 사람 하나는 제대로 망가뜨려놨구만. (날이 다시 손을 타고 움직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대의 손을 당기는 제 손목 위에서 멈춘다.) 언제가 좋냐, 휴대폰까지 찾은 뒤? 아니면 지금 들어갈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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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휴대폰? ... ...아아, 맞아. 그런 걸 찾고 있었지. 곤란했다구? 더 안쪽 주머니에 넣어놨을 텐데, 어쩐지 비어 있잖아...어디에 떨어뜨렸나 싶어서. 하지만 찾았으니까 (아주 잠깐 손끝이 긴장하듯 뻣뻣해졌다 천천히 풀린다. 이상한 듯이 보는 시선.)
그야 지금이지. 나는 미루는 것도 싫어해.
...뭐야? 아까부터. 영문 모를 소리나 하고. 안 쓸 거라면 이제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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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그럴 수는 없지? (잠시 칼을 떨어뜨린다. 돌려주는 대신 잡은 손을 질질 끌어 수조 안으로 이치지쿠를 반쯤 내팽개친다.) 잘 들어, 오오우나바라. (무릎을 꿇어 그 옆에 앉자, 신발 틈새로 검은 모래알이 흘러들어온다. 옅은 파도가 무릎의 천조각을 적신다.)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의 붉은 물이라는 게 대체 뭘까? 넌 싫다고 했지만, 마침 난 네가 싫어하는 짓만 골라서 하기로 마음먹은 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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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 윽... (어딘가를 부딪힌 듯 잠시 끊어진 숨을 내뱉다가도 수조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을 눈치채면, 역시 어린아이같은-기대하는 듯한 눈초리로 수조의 유리벽을 바라본다. 그러므로 반응은 반박자 늦었다. 이해는, 한박자 늦었다.)
지금은 좋아하는 걸 하고 있는 게 아닌가?
黒粋奴藻
...바보야. (결국에는 머리 한 대 쥐어박고 만다.) 찌를 거다. 너 말고, 나를. 돌이켜보면 진작 이렇게 될 일이었어. 내가 너무 오기를 부린 건지... 뭔지.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수조를 제일 더러운 피로 채워주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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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아프잖아! (이마를 감싸쥐고 짧게 외친다. 찌푸린 채, 의아한 얼굴로 한참을 보다가 중얼거린다.) ...너를? 이상한 소리를 하네, 어디를 찌르든 높은 확률로 죽을 텐데. 기억에 없는 원한을 받는 건 사양이야. 하지만, 뭐야, 넌. (미심쩍은 듯 눈을 가늘게 뜬다. 아마도 수조에 들어가 있어서 강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덕분도 있을 것이다.)
...역시 마조인가 뭔가 하는 거지. 그만둬! 그런 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돌려줘! (칼을 잡아채듯 손을 뻗는다.)
네가 그렇게까지 바보인 줄 알았으면 안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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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칼 들고 있는 오른손을 머리 뒤쪽까지 뺴듯 당긴다.) 이건 못 줘. 바보 맞으니까 너야말로 내 말 들어, 멍청아. '기억에 없는 원한'이라니, 그렇게 해석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기억에 새겨. 너는 돌아갈 수 없어. 평생 땅 위에 머물러야 해.
내가 그렇게 만드려고 얼마자 개고생을 하면서 버텨왔는데, 뭐?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수조는 네 집이 아니다, 네가 돌아가야 할 곳은 따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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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허공을 긁고, 빈 채 헤엄치던 손이 대신하듯 옷자락을 쥐어짜듯 잡았다.) ...몰라, 그런 곳은! 기억에 없어. 어디로 간다는 거야! 바다 말고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없어! 너는! (수조를 짚던 손을 떼고 다시 어깨를 주먹으로 내리친다.)
네 개고생 같은 건 몰라! 없었던 주제에, 이제와서 뭐야! 어차피 떠올리지도 못하는 곳에 혼자 간다고 뭐가 달라져! 어차피 어딜 가든 폐허다, 수조 속이나 마찬가지야! 그래도 이곳은 딱 맞아. 아무것도 맞추거나 채울 필요도 없어. 집이라니, 그런 거 너에게도 남아있지 않는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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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두 손이 이치지쿠의 어깨를 바로잡아 제 쪽으로 돌린다. 주먹을 내리치는 손길에도, 어깨가 아려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눈을 똑바로 마주친다.) 기억에 없으면 다시 채워! 혼자가 아닐 수 있었잖아! 채우는 걸 두려워 하지 마.
분명 사라져버렸지만 나는, 나름...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장소가 존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너를 찾으려고 얼마나 헤맸었는데. 네가 다시 도망치면 어쩌자는 거야, 그것도 물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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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하다못해 빠질 거면 같이 빠지자고. 뭐든 혼자는 무섭다니까. 내가 말하잖냐, 나도 죽는 건 싫지만, 포기할 수 있어. 내가 두 번째로 싫어하는 건, 죽지 않았으면 했던 상대가 결국 죽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건... 너다! 무책임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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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나는... (눈이 마주치면 도리어 이치지쿠는 피하듯이 시선을 내린다. 늘 입가에 떠 있던 미소가 이를 악물듯 일그러졌다.) 나는... (그 순간, 작은 기침. 물기를 뱉어내는 듯이.) ...무책임한 게, 뭐가 나빠! (다시 한 번 쿵, 어깨를 내리치고, 그 다음 내리친 곳을 부여잡는다.)
너도 무책임하잖아! 뭐든 혼자는 무서워? 하지만 사는 건 포기할 수 있다고. 죽지 않았으면 하는 상대가 죽는 건 싫다면서. 네 하는 말 같은 건 엉망이야. 같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말이나 하면서. 난...
(다시 기침한다.) 허울 좋은 소리나 하고. 하하...역시 상상이 아니면 말이 안 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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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잡고 있던 손은 부드럽게 힘을 푼다. 살짝 얹는 듯이 어깨를 잡는다.) 너무 좋은 이야기야, 그건. 이건... ...내가 들은 오오우나바라 이치지쿠가 들을 소리는 아니지.
좋아, 들어 보자고. 더 들려줘. 사실 듣기에 나쁘지는 않아. 그게 문제지. (그리고 다시 잔기침한다. 웃음소리로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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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나는. (눈 앞에 보이는 어깨에 그대로 머리를 기댄다. 이마가 옷자락에 닿는다.) 알아, 방금 그거 굉장히 모순덩어리였지. 하지만 그렇게 말해야만 했어. 너한테는. 너니까. (한숨, 보다는 심호흡하듯 긴 숨이 늘어진다.) 나 말 더럽게 못 하거든, 두 번은 말 안 하니까 똑바로 들어...
너는, 오오우나바라 이치지쿠. 원체 무책임하고 제멋대로에 항상 사람 불안하게나 만들고, 아무튼. 그러니까 고생을 안 하고서는 못 배기지. 덕분에 잔뜩 휘둘렸지만, 나쁘지만은 않았어.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더 들려줘? 무책임해도 괜찮으니까 돌이킬 수 없는 소리만 하지 마. 너는 여기에 살아있고, 나도 네 눈 앞에 있다. 상상 같은 게 아닌 현실이야. 그러니까 죽지 마.
물에 잠기려 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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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시선은 앞을 바라본다. 어깨에 닿는 무게감에-아니, 실은 수조에 떨어졌을 때, 손목이 잡혔을 때, 어깨가 잡혔을 때, 칼을 빼앗겼을 때, 아무리 제정신이 아닌 순간이래도 이를 상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때는 많았다. 정말로 상상이래도 이렇게나 진짜같다면 진짜나 다름없다. 강제로 보게 하고 말이야. 빈정거리는 말이 튀어나오려다가 무게에 눌린다. 짧은 말 한마디만 살아남아 입술 새로 튀어나온다.) ... ...너는.
너는, 싫은 현실이로군.
...좋아. (좋아, 하고 이치지쿠는 입속에서 되뇌었다. 다시 한 번 기침이 인다.)
네가 좋을 대로 해. (그건 때늦은 항복 선고다. 다시 소리없는 기침에 상체가 들썩여 이치지쿠는 거울처럼 눈앞의 어깨에 머리를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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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반쯤 잠긴 목소리가 어깨 아래에서 울린다.) 살아갈 수 있어?
大海原九
너는 내가 확답 같은 건 하지 않는 사람이란 걸 잘 알 테지? (밉살스럽게 대답하고, 그러나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黒粋奴藻
...나 없이도?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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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어차피 그렇게 되면 넌 확인도 못 할 걸 왜 물어보지?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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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니, 그냥. (진즉 어깨에서 떨어져 허공을 배회하던 팔이 등을 감싸안듯 뒤로 넘어간다. 한 손에는 빼앗듯 넘겨받은 칼, 다른 한 손은 텅 비어있는 채로.)
여기서... 그래도 싫다는 말을 들으면 꽤 기분 좋을 것 같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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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海原九
(적당히 알아서 눈치채면 되잖아. 중얼거리더니 한마디.) 그래, ...그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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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아까 예습했지만, 동맥은 이제 직접 보지 않고도 찾을 수 있다는 말씀. 특히 손목에 있는 건 난이도가 낮지. 대충 만져만 봐도 알 수 있어. 그래서- 그래서 말인데, 피 정도는 쉽게... (얇은 피부를 파고들던 칼질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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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등 뒤로, 떨어진 칼이 수조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을지도 모른다. 혹은 파도 소리에 묻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대로 끌어안는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들 하는데, 너 좋자고 하는 일도 네가 싫다고 하니 못 하겠다. 이래서는 같이 독극물 마시고 죽는 꼴인데도. 이건 뭐.
main
大海原九
(쨍 하는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어쩌면 파도가 거세게 치는 소리였을지도 모른다. 얕은 기침이 몇 번 나오고 이내 가라앉는다.) '뭐든 혼자는, 무섭다니까...'
(흡사한 어조로 반복하고, 미세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번엔 웃음소리 때문에 상체가 흔들린다. 머리카락이 어깨를 비비듯이 스친다.) 너무 단 건 싫어. 너무 쓴 것도 싫고. 그리고, 넌 너무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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黒粋奴藻
알아, 무른 거. 어쩌겠냐, 3년이 그렇게 만들었는데. (기어코 맞장구치듯 같이 웃고야 만다. 도착한 이레 처음으로 바닷바람이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운 게 아냐.)
(천천히 몸 일으킨다. 잊지 않고, 눈은 재차 똑바로 마주치며, 상처입지 않은 오른 손을 내민다.) 가자. 수조 밖으로 가자. 그리고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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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1, 진심이 아닌 것을 얘기하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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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2,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부탁의 전부야.」
「3, 난 당신을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일찍 만났던 거야.」
「4, 나는 삶이 무너지는 의미를 모를 때 글을 썼지요. 이젠 그 의미를 알기 때문에 더이상 쓸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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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멀리에서 석양이 집니다. 검은 바다에 붉게 석양이 집니다. 이치지쿠는 수조 안에 주저앉은 채로 당신을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습니다.
大海原九
네가 안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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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어느 날, 당신의 세상이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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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그것은 만화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지구가 쩍 하고 반으로 갈라져 버리는 종말이 아니라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연명치료를 받듯 척박한 땅 위를 기어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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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하지만 나의 삶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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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ROR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어떤 기분이었죠? 힘든 날도 있었을 것이고, 어쩌면 홀가분해진 기분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하루하루는 같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도.
이 세상의 끝에서, 나는 너무도 쉽게 빠져 죽는 사람들을 만났고, 다시 우연히 마주칩니다.
벗어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걸 고르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너무 쓴 약이었으니까요.
잡은 손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파도가 치는 해안가를 걷습니다. 아홉 번째의 파도가 발목을 스칩니다. 그러나 당신은 닿는 바람이 시원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제부터 또 몇 번이고 잘못된 이해를 입에 올릴 것입니다. 세월을 채우려면 더욱 바쁠 것입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 자체에 부정沒은 없습니다.
만약 세상이 지금 끝나서, 이름과, 흔적과, 그 모든 게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아마도 오늘은, 죽기에는 좋은 날이었습니다.
KPC 생환?
PC 생환
보상 :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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